18일 벼랑 끝 협상 결론 못 내려
선주사 4곳 “본사 보고 후 결정”
채권단 “양측 입장 차 크다” 신중
정부, 2~3일 기한 연장 해 줄 듯
현대상선이 18일 회생의 키를 쥐고 있는 해외 선주들과 용선료(선박 대여 비용) 인하를 위한 마지막 ‘벼랑 끝 협상’을 벌였지만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장 추가협상 일정도 잡지 못해 현대상선의 운명은 선주들이 최종 입장을 밝힐 걸로 예상되는 다음주쯤 결판 날 전망이다. 이날 협상에서도 양측의 입장차가 컸던 것으로 전해져 자칫 현대상선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현대상선은 이날 그리스 다나오스ㆍ나비오스ㆍCCC 등 해외 선주사 3곳 관계자를 서울 연지동 현대상선 본사로 불러 용선료 협상을 벌였다. 애초 현대상선이 내는 용선료(연간 약 1조원)의 70%를 차지하는 해외 선주 5곳이 모두 모일 계획이었으나, 영국 조디악은 불참했고 나머지 한 곳은 화상으로 참석했다.
오후 2시부터 시작된 협상은 4시간 넘게 이어져 오후 6시30분께 끝났다. 현대상선은 선주들에게 용선료를 깎아주지 않으면 현대상선의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해 선주측도 큰 손해를 본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은 용선료를 인하해주면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해 최대한 지원하겠다는 방침도 전달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선주들은 채권단과 현대상선 측의 입장을 본사에 보고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협상 후 현대상선 협상팀을 이끈 마크 워커 변호사는 “아직 시작단계라 아무 얘기도 할 수 없다”고만 말했다.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양측의 입장 차가 커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협상을 끝냈다”며 “다음 번 협상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현재로선 협상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번 용선료 인하 협상의 최종 결과는 정부가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오는 20일을 넘긴 다음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협상 시한을 20일로 못 박은 것은 아니다”며 “협상 진행 상황에 따라 2~3일 정도의 기한 연장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선ㆍ해운사 구조조정에 필요한 국책은행의 자본확충 방안을 논의 중인 정부와 한국은행은 19일 국책은행 자본확충 협의체 2차 회의를 열고 두 번째로 머리를 맞댄다. 양측이 최근 ‘자본확충펀드’ 조성에 공감대를 이룬 만큼, 이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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