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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지촌 여성들 인권 보호... ‘김복동 나비평화상’ 첫 수상자로

입력
2016.05.18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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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레방·새움터·햇살사회복지회

3개 시민단체 공동으로 받아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1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라온비체에서 열린 '제1회 김복동 나비평화상' 시상식에서 유영님 두레방 원장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 할머니가 18일 서울 종로구 견지동 라온비체에서 열린 '제1회 김복동 나비평화상' 시상식에서 유영님 두레방 원장에게 상을 수여하고 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미군 기지촌 위안부들의 인권보호에 앞장 선 시민단체들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전시 성폭력 피해자 구제에 힘쓴 이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정한 ‘김복동 나비평화상’ 첫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대협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견지동 라온비체에서 열린 ‘제1회 김복동 나비평화상’ 시상식에서 두레방, 새움터, 햇살사회복지회 등 세 단체에 평화상을 수여했다.

나비평화상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복동(90) 할머니가 지난해 6월 24일 제1184차 수요시위에서 5,000만원을 정대협이 운용하는 나비기금에 기부하면서 만들어졌다. 나비기금은 전시 성폭력 피해자들을 돕기 위해 2012년 설립된 기금으로, 그 동안 콩고민주공화국과 베트남의 성폭력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데 쓰였다. 김 할머니의 기부를 계기로 정대협은 할머니의 이름을 딴 나비평화상을 별도로 제정했다.

정대협은 ‘국가주의와 군사주의가 여성에게 휘두르는 폭력에 저항하고 피해자들의 권익 향상에 앞장 선 공로가 인정된다’며 세 단체를 첫 수상자로 선정했다. 두레방은 1986년 한미연합사령부가 있던 경기 의정부시 가능동에 문을 연 이후 소외되고 억압된 삶을 이어가던 기지촌 성매매 여성들의 홀로서기를 지원해 왔다. 유영님 두레방 원장은 “기지촌 피해 여성들처럼 군사주의의 피해자인 김 할머니가 상처를 치유하고 상까지 제정한 것에 깊은 존경을 표한다”며 “미군 위안부였던 기지촌 여성들도 하루 빨리 김 할머니의 뒤를 따르기를 바란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두레방에서 활동하던 김현선 전 대표가 96년 설립한 새움터는 동두천 기지촌의 구조적 문제를 한국 사회에 꾸준히 알려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부터 기지촌 피해자들과 일본군위안부 생존자들의 연대를 이끌어 온 햇살사회복지회도 함께 수상했다. 우순덕 햇살사회복지회 원장은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이 복지회를 찾아 ‘숨지 말고 당당하게 힘내라’고 용기를 주셨던 일을 잊지 못한다. 우리도 할머니들처럼 씩씩하고 꿋꿋하게 버티겠다”고 강조했다.

윤미향 정대협 대표는 “세 단체는 기지촌에 아무도 관심이 없던 때부터 기지촌 피해 여성의 인권 유린을 세상에 알리고 이들의 인권 보호를 위해 앞장 서 왔다”고 평가했다. 시상자로 직접 나선 김 할머니는 “여러분들의 후원과 협조로 내가 원하던 걸 이루게 돼서 흐뭇하다. 눈감는 날까지 수상이 계속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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