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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이번엔 ‘중국식 마르크스주의’ 강조… 권력 강화 드라이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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習, 이번엔 ‘중국식 마르크스주의’ 강조… 권력 강화 드라이브

입력
2016.05.18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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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이번엔 학계를 향해 ‘21세기형 중국식 마르크스주의’를 강조하고 나섰다. 집권 직후부터 수 차례 언급해온 내용이지만 최근 경제정책의 주도권까지 확보했다는 분석과 맞물려 1인 지배체제 확립을 위해 사상통제를 본격화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18일 인민일보와 신화통신 등 중국 관영매체들에 따르면 시 주석은 전날 개최된 철학ㆍ사회과학 공작 좌담회 강연에서 “마르크스주의를 지도사상으로 삼는 것은 과거와 현대 중국의 철학ㆍ사회과학을 구분해주는 중요한 지표”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철학ㆍ사회과학의 중요한 임무는 마르크스주의의 중국화ㆍ현대화ㆍ대중화를 추진해 중국 특색의 21세기형 마르크스주의로 발전시키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각 대학ㆍ연구소에서 참석한 인문ㆍ사회과학자들의 발언을 들은 뒤 “자연과학과 마찬가지로 철학ㆍ사회과학이 번성하지 않으면 세계 선두에 설 수 없다”면서 “연구자들은 현재 진행되고 있는 사회 변화를 철저히 분석해 이를 중국 특색의 철학ㆍ사회과학으로 정립해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는 이어 “마르크스주의가 진리로 향해 나아가는 길을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마르크스주의의 사상적 정통성을 재차 강조했다.

시 주석의 이번 발언은 내용만 놓고 보면 이전과 대동소이하다. 그는 2013년 1월 중앙당교 강연에서 “마르크스주의에 기반한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를 건설해야 한다”고 역설한 것을 시작으로 여러 차례 고위급 회의를 통해 마르크스주의를 고취하는 발언을 해왔다. 시 주석의 의지에 따라 공산당원은 물론 관영매체 종사자에 이어 지난해부터는 대학에서도 마르크스주의 교육이 강화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 주석의 이번 발언 시점이 예사롭지 않다. 시 주석이 정치ㆍ사회ㆍ문화 등의 영역에 이어 최근에는 전통적으로 총리가 관장해온 경제분야에서까지 권력서열 2위인 리커창(李克强) 총리를 제쳤다는 분석이 나오는 때란 점에서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사상적 정통성 강조가 자신의 독자적 정치이론을 발전시켜 1인 지배체제를 확립하기 위한 의도라는 평가가 가능한 것이다. 이는 지난 2월 관영매체 순시 이후 부쩍 강화된 언론통제의 기류와도 맥을 같이 한다. 베이징 외교가의 한 관계자는 “문화혁명 50주년 당일엔 침묵하다 이튿날 학계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점, 공급측 구조개혁을 강조하며 리 총리의 경기부양책을 정면으로 비판한 직후라는 점 등을 감안하면 시 주석이 내년 집권 2기 출범을 앞두고 전략적으로 권력을 집중시키고 있다고 볼 만하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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