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세계(왼쪽)와 염기훈/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 6년차 신세계(26ㆍ수원 삼성)가 수원 삼성의 부주장으로 선임된 데는 평소 밝고 긍정적인 성격이 선후배간의 윤활유 역할을 해낼 것이라는 코칭스태프의 판단 때문이다. 본인 스스로도 주장을 잘 보좌해 팀을 이끌겠다는 자신감이 있었다.
특이한 이름만큼이나 유쾌한 에너지가 넘친다. 주위 사람을 즐겁게 하는 스타일이다. '이것 하나만큼은 수원 삼성에서 내가 최고'라는 물음에 "비주얼"이라고 답할 정도로 유머러스하다.
한 번 들으면 절대 잊을 것 같지 않은 신셰계라는 이름은 할아버지가 지어준 것이다. 신세계는 "남동생 이름이 신우주"라며 "할아버지께서 이름을 지어주셨는데 세계와 우주처럼 넓은 마음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뜻에서"라고 풀이했다.
축구를 하게 된 계기도 남달랐다. 신세계는 "어렸을 때부터 공부보다 운동이 좋았던 아이"라고 회상하면서 "축구하려고 하다가 초등 6학년 때 2002년 월드컵을 보고 완전히 빠져버렸다"고 했다. 이어 "아버지를 졸라서 중학교 1학년 때부터 하게 됐다. 폭력 이미지를 우려한 아버지가 학원 축구로 보내기를 싫어해 남해 클럽에서 축구를 시작했다. 그렇게 고등학교 때는 광주에서 서울 경신고로 축구 유학을 가게 됐다"고 덧붙였다.
축구를 하면서 힘든 시기가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신세계는 조심스럽게 대학교 시절 얘기를 꺼내놓았다. 지금은 그런 게 아예 없어졌다고 전제한 뒤 "가장 힘들었던 시기는 항상 말하는데 대학교 때"라고 말했다. 그는 "성균관대를 2년 자퇴하고 수원으로 왔다. 축구를 그만두고 싶을 정도로 힘들었다. 심지어 축구한 걸 가장 후회됐던 시기였다. 내가 적응을 못하는 걸 수도 있겠지만 그때는 기강이나 그런 게 엄청 심했었다"고 털어놨다.
고비를 잘 넘긴 신세계는 어느덧 프로 6년차가 됐고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수비수로 자리매김했다. 올 시즌에는 부주장으로 남다른 책임감도 생겼다. 몸을 사라지 않는 플레이가 가장 자신이 있다고 하는 신세계는 수비적인 안정감은 물론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공격의 물꼬를 트겠다는 당찬 각오로 시즌에 임하고 있다. 조연에서 주연으로 거듭나고 있는 '긍정의 아이콘' 신세계의 축구 인생은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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