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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이는 클린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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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꼬이는 클린턴

입력
2016.05.18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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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서 17일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우리는 버니(샌더스)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샌더스의 경선 완주를 촉구하고 있다. APㆍ뉴시스
미국 캘리포니아주 카슨에서 17일 버니 샌더스 민주당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우리는 버니(샌더스)다’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샌더스의 경선 완주를 촉구하고 있다. APㆍ뉴시스

갈길 바쁜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발목을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이 도무지 놓아주지 않고 있다. 사실상 승부가 끝났는데도, 샌더스 의원이 막판까지 버티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으면서 본격 맞대결을 준비하려던 클린턴 진영 구상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게다가 샌더스 의원 지지자들이 클린턴에 우호적인 민주당 지도부에 살해 위협을 가하는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내홍까지 이어지고 있다.

샌더스 경선 캠프는 17일 ‘이제는 포기하라’는 민주당 주류와 클린턴 진영의 요구를 묵살하고, 경선 완주를 선언했다. 제프 위버 선대본부장은 이날 CNN방송에 나와 자신들의 경선 완주가 결과적으로 사실상의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돕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샌더스 의원이 펼치는 치열한 내부 경선 덕분에 공화당 트럼프의 ‘흑색 선전’에 대한 클린턴 진영의 내성이 오히려 높아지고 있다는 논리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샌더스 의원이 끈질기게 버티면서, 클린턴 진영은 트럼프와의 본선 경쟁에 투입할 예정이던 자금을 내부 경선에 사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시간이 갈수록 민주당 지도부에 대한 샌더스 지지자들의 반감이 높아지고, 공화당을 상대로 한 본선 대결에서의 내부 결속력 약화가 우려된다는 점이다. 특히 네바다 주에서 벌어진 지지자들의 과격 행동을 자제시키는 대신 샌더스가 민주당 지도부를 겨냥한 경고성 메시지를 내보내면서, 내부 분열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샌더스 지지자들은 최근 네바다주 민주당 러버터 랜지 의장에게 1,000통이 넘는 협박 전화와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 7월 민주당 전국 전당대회에 파견될 선거인단 선발 규정을 샌더스에 유리하도록 변경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랜지 의장이 거부했기 때문이다. 지지자들은 랜지 의장의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는 방식으로, 사실상의 사이버테러를 가했다.

문제는 지지자들에게 자제를 요청하는 부탁을 받은 샌더스 의원이 “(네바다 주) 전당대회는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해 오히려 분노를 촉발시켰다는 점이다. 샌더스 발언을 전해 들은 해리 리드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어리석은 발언”이라며 “버니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무언가를 하려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공화당에서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내분사태가 오히려 민주당에서 벌어진 것이다.

한편 샌더스 진영은 이날 치러진 켄터키와 오리건 주 경선에서 사실상 승리하면서 클린턴 진영의 경선 포기 요구를 일축할 수 있는 계기를 또 마련했다.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빌 클린턴 전 대통령)까지 동원한 총력전 끝에 켄터키에서 신승을 거뒀으나, 오리건 주에서는 더 큰 차이로 패했다. 켄터키 주 경선에서 클린턴(46.8%)은 샌더스(46.3%)보다 불과 0.5%포인트 앞섰으나 오리건에서는 오히려 샌더스(54.5%) 의원이 클린턴(45.5%)에게 승리했다. 하지만 두 지역 모두 득표율에 비례해 선거인단을 배정하기 때문에 이미 클린턴 쪽으로 기운 판세는 요지부동이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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