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 수석무용수 김기민(24)이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로 무용계 ‘아카데미상’으로 통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Benois de la Danse)의 최고 남자무용수상을 받았다.
김기민은 브누아 드 라 당스 조직위원회가 17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연 브누아 드 라 당스 시상식에서 최고 남자무용수상을 받았다. 김기민은 지난달 파리 오페라발레단, 마린스키발레단, 뉴욕 시티발레단 등 세계적인 발레단에서 활약 중인 무용수들과 함께 후보 명단에 이름이 올랐다.
‘발레 신동’으로 불렸던 김기민은 중학교 졸업 후 영재로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했다. 17세이던 2009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에서 ‘지그프리트 왕자’ 역을 맡아 국내 프로 발레단 사상 최연소 주역이 됐다. 이어 2011년에는 아시아인 최초로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했고, 2012년 솔리스트로 승급해 ‘해적’과 ‘돈키호테’ 주역으로 호평을 받았다. 김기민은 지난해 입단 4년 만에 수석무용수로 승급했는데, 마린스키 발레단에서 아시아인이 수석무용수가 된 것도 그가 처음이다.
김씨는 모스크바콩쿠르 주니어 부문에서 금상 없는 은상(2009), 미국 잭슨콩쿠르 주니어 남자 부문 은상(2010), 러시아 페름 아라베스크 국제발레콩쿠르 최우수상(2012)과 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콩쿠르 대상(2012) 등 여러 국제대회에서 수상했다.
발레 개혁자 장 조르주 노베르(1727~1810)를 기리기 위해 국제무용협회 러시아본부가 1991년 제정한 브누아 드 라 당스는 ‘춤의 영예’라는 뜻을 가진 세계적 권위의 발레상이다. 세계 각국 정상급 단체들의 공연 작품을 대상으로 해마다 심사하는 브누아 드 라 당스는 현재 러시아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을 지낸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다. 한국 발레리나로는 강수진이 1999년, 김주원이 2006년에 최고 여자무용수상을 받았다. 2006년과 2012년에는 각각 김현웅과 이동훈이 최고 남자무용수 후보에 올랐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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