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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시장 오현섭’구하려다 뭇매 맞는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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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물시장 오현섭’구하려다 뭇매 맞는 의원들

입력
2016.05.1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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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용·이정현 등 여야 5명 석방탄원 서명

시민·사회단체 ‘비리 정치인 비호’ 반발

서명 주도 목회자들 “합리적 방안 마련”해명

전남 동부권 기독교 한 목회자 모임에서 뇌물수수 등 혐의로 6년째 복역 중인 오현섭 전 여수시장의 석방을 위한 탄원운동에 여야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5명이 서명한 사실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오 전 시장 사면 시민운동 청원 서명지. /2016-05-18(한국일보)
전남 동부권 기독교 한 목회자 모임에서 뇌물수수 등 혐의로 6년째 복역 중인 오현섭 전 여수시장의 석방을 위한 탄원운동에 여야 지역 국회의원 당선자 5명이 서명한 사실이 불거져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오 전 시장 사면 시민운동 청원 서명지. /2016-05-18(한국일보)

전남 동부권 여야 국회의원들이 뇌물수수 혐의로 6년째 복역 중인 오현섭(66) 전 여수시장의 석방을 위한 탄원서에 서명하다 여론의 거센 비난을 사고 있다. 시민단체에서는 정치인의 서명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여수·순천·광양지역 한 목회자 모임은 오 전 시장의 특별사면을 위한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오 전 시장이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에 기여하는 등 여수 발전에 공이 크고 6년의 수감생활을 한만큼 사회로 나와 봉사할 기회를 달라고 호소했다.

이번 사면운동은 일부 기독교 목회자 친교모임이 주도하고 있으며 오래 전 준비해오다 지난 4·13 총선이 끝난 후 본격 서명 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정치인을 포함해 동부권 주민 500여명이 서명했으며 내달까지 5,000명을 목표하고 있다.

서명자 가운데는 국민의당 이용주(여수 갑), 주승용(여수 을), 최도자(비례대표), 정인화(광양·구례·곡성), 새누리당 이정현(순천) 등 전남 동부지역 현역 국회의원 및 당선자 5명도 포함됐다. 목회자들은 광주·전남지역 국회의원과 시·도의원 등으로 서명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오 전 시장의 석방 탄원에 지역 정치인들이 포함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민과 시민단체의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여수시민 김모(56)씨는 “여수는 오 시장과 11명의 시·도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는 부끄러운 사태가 발생해 부패 도시로 낙인 찍혀 시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정치적 관행으로 비리 시장을 비호해서는 안 된다”고 비난했다.

여수시민협은 성명을 내고 “국민의 대행인으로 청렴결백 의무를 가진 정치인에게 더욱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오 전 시장의 사면에 동의하는 것은 법치와 원칙을 무시하겠다는 것이고 정의를 바로 세울 의지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특별사면을 받는 것은 법 적용의 평등에 대한 중대한 도전으로 법치주의 흔들고 사회 통합을 깨트리는 행위”라며 “정치인들은 서명을 즉각 철회하고, 오 전 시장은 여수시민에게 과오를 청산 받기 위해 만기 복역 후 출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사면운동을 계기로 시장 재임시절 공과(功過) 논란이 일고 있는 오 전 시장은 지난 2010년 9월 뇌물수수와 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징역 10년을 선고 받고 순천교도소에 복역 중이다. 오 전 시장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당시 민주통합당 소속 시·도의원 11명도 유죄가 확정돼 의원직을 무더기 상실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서명운동을 주도한 목회자는 “시민단체가 요구한 정치인 서명 철회와 서명운동 방식, 각계각층 서명 확대 등 문제에 대해 논의를 거쳐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고 해명했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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