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골프채 받고 공문서도 조작
시행사 간부는 외제차 2대 받고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영어교육도시 내 아파트 건축 공사 과정에서 공무원과 업자간 유착 비리가 드러났다. 인허가 편의를 위해 공무원에게 골프채가 전달되고 시행사와 시공사, 하도급 업체간에 금품이 오가는 등 비리 혐의들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는 제주영어교육도시 아파트 건축 과정에서 시행사 관계자로부터 직무와 관련 500만원 상당의 골프채 세트를 받은 제주도청 소속 사무관 A(56)씨를 뇌물수수 혐의로 입건하는 등 공무원과 시행사ㆍ시공사ㆍ하도급 업체 관계자 12명을 입건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다고 1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사무관은 2014년 3~4월쯤 후배 건축업자를 통해 소개 받은 시행사 총괄이사 C씨(44)가 제주시내 모 골프숍에 현금 500만원을 맡겨놓자, 며칠 후 골프숍을 방문해 고급 골프채 세트를 수령하는 수법으로 뇌물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서귀포시청 소속 6급 공무원 B(47)씨는 해당 아파트에 대한 임시 사용을 승인하기 위한 부서 협의가 늦어지면서 입주예정자들이 민원을 제기하자, 지난해 6월19일 협의결과를 허위로 건축행정시스템에 접속해 임시사용승인 공문서를 작성한 혐의(공전자기록 위작 등)로 입건됐다.
시행사 총괄이사인 C(44)씨의 경우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한 것 외에도 시행사 대표, 감사와 공모해 시행사업자금 조성을 위해 설립한 분양회사의 직원들에게 상여금을 지급하는 것처럼 가장해 1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시공사 현장소장에게 공사 편의 청탁과 함께 1억원을 전달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C씨는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은 2개 업체 대표로부터 고급 외제차량 2대를 무상으로 제공받았고, 모델하우스 공사를 맡은 업체로부터 5억원을 돌려받기로 이면약정을 체결했다가 미수에 그친 혐의도 받고 있다.
골조공사를 하도급 받은 2개 업체 대표는 시행사 관계자에게 공사 편의 청탁과 함께 1,000만원을 전달하는 한편 골조공사 건설면허가 없는 개인업자에게 재하도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영헌 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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