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북 현대의 레오나르도/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의 자존심 전북 현대가 환상적인 프리킥 골을 넣은 레오나르도의 활약 속에 귀중한 무승부를 거뒀다.
전북은 17일(한국시간) 호주 멜버른의 렉탱큘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원정 1차전에서 멜버른 빅토리(호주)와 1-1로 비겼다.
홈앤드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는 토너먼트 원정 첫 경기에서 비긴 전북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 오는 24일 홈으로 돌아오는 2차전에서 0-0으로 비기기만 해도 ACL의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8강에 진출할 수 있다.
전북은 K리그 클래식 2연패에도 지난 10년간 ACL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해 애태웠다. 2006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을 재탈환하겠단 각오로 선수단 보강에 열을 올렸고 16강 토너먼트 첫 경기의 좋은 출발을 끊었다.
지난 시즌 리그 우승팀 간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최강희 감독은 4-1-4-1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최전방에 이동국이 섰고 한교원, 김보경, 이재성, 레오나르도로 공격 2선을 꾸렸다. 수비형 미드필더는 장윤호가 맡았으며 그 뒤로 최철순, 최규백, 임종은, 최재수의 포백 수비가 자리했다. 골키퍼 권순태까지 사실상의 베스트 라인업이 가동됐다.
양팀은 탐색전 없이 초반부터 저돌적으로 맞부딪혔고 전북이 경기 시작 5분 만에 찝찝한 실점을 해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코너킥 상황의 문전 혼전 도중 밖으로 나가는 공을 브록샴이 몸을 날리며 골대 쪽으로 넘겨주자 이를 베리샤가 재빨리 점프해 헤딩골로 연결했다.
선제골을 얻어맞았지만 전북은 빠르게 회복했다. 전반 13분 골키퍼를 꼼짝 못하게 만드는 레오나르도의 동점골이 터졌다. 드리블 돌파하던 한교원이 페널티 지역 좌측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환상적인 오른발 감아 차기로 상대 골망을 갈랐다.
후반 들어 경기는 더욱 치고 받는 양상으로 전개됐고 전북은 수비에 무게를 두며 역습을 노리는 전략으로 대응했다.
전북은 후반 17분 이동국과 교체 투입된 로페즈와 한교원의 빠른 발을 활용해 수비 뒷공간을 노렸지만 끝내 추가골은 터지지 않았다. 오히려 멜버른이 2~3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면서 아쉬움을 곱씹었다. 전북도 막판까지 사력을 다했지만 한편으로는 홈 2차전을 염두에 두고 무리하게 운영하지 않는 노련함으로 값진 무승부를 일궈냈다.
경기 후 최 감독은 "멜버른으로 먼 원정을 와 선수들이 피로감을 느끼고 있고 환경 적응도 힘들었다"며 "선수들이 어려운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홈 앤드 어웨이 경기에서는 어웨이 경기가 중요하다. 결과가 나쁘지 않다. 레오나르도 골 때문에 2차전을 유리하게 치를 수 있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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