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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맡은 정두언 “정당 아닌 패거리 집단” 문 박차고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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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맡은 정두언 “정당 아닌 패거리 집단” 문 박차고 나와

입력
2016.05.1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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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전국위 정족수 9명 모자라고

전국위도 70여명 부족 연쇄 파행

불참자에 일일이 전화 鄭원내대표

“비대위원장직 던져야 하나” 격앙

350여명 참석한 전국위 회의장선

“이게 뭐냐” “부끄러움 몰라” 한탄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앞서 상임전국위원회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회의 개최가 무산되어 불발되자 당 사무처 직원이 의사봉을 치우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전국위원회가 1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릴 예정이었으나 앞서 상임전국위원회가 의결정족수 부족으로 회의 개최가 무산되어 불발되자 당 사무처 직원이 의사봉을 치우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한마디로 ‘막장’이었다. 4ㆍ13 총선 이후 지도부 체제 정비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선출과 혁신위원회 안건을 처리하기 위해 17일 국회에서 소집된 새누리당 상임전국위원회가 의사정족수 미달로 개회조차 불발되면서 회의장인 국회 의원회관에 모인 의원과 당원, 당직자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뒤이어 열릴 예정이던 전국위도 정족수 미달로 잇따라 무산되면서 전국 각지에서 모인 350여명의 당원들은 허탈한 모습으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순탄할 것으로 예상됐던 상임전국위 개최에 이상 신호가 울린 것은 오후 2시 20분쯤 정두언 의원이 가장 먼저 회의장을 박차고 나오면서부터였다. 국회 국방위원장 자격으로 상임전국위 사회를 보기로 한 정 의원은 애초 오후 1시 20분 열기로 했던 회의가 의사정족수(52명 중 27명)를 채우지 못해 한 시간 가까이 지연되자 상기된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 나왔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정당이 아니라 패거리 집단이다. 동네 양아치도 이런 식으로는 하지 않는다”면서“특정인에 대한 충성심이 (이 당의) 정체성이고, 국민이 볼 때 새누리당은 보수당이 아니라 독재당”이라고 성토했다.

10분 후쯤 이번에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나왔고 김용태 혁신위원장 내정자도 뒤를 따랐다. 마침내 오후 2시 40분쯤 상임전국위원들이 모두 회의장을 빠져 나오며 전국상임위 무산 가능성은 현실이 됐다.

이날 상임전국위에는 전체 52명 가운데 18명만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회 시간이 다 됐는데도 출석률이 크게 못 미치자 정 원내대표가 상임전국위원들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었으나 모두 불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 원내대표는 회의장 안에서 “내가 이걸(비대위원장직) 던져 버려야 하느냐”며 격앙된 모습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의 무산이 현실화하자 당직자들도 당황한 표정이었다. 한 당직자는 “애초에 상임전국위원들에게 전화를 돌렸을 땐 31명이 참석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다른 당직자들도 사태 파악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이날 전국위 또한 의사정족수(850여명의 과반)에서 70여명이나 모자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바로 옆인 전국위원회 회의장으로 이동한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은 350여명의 위원들 앞에서 “오늘 회의는 무산됐다”며 “이런 보고를 드릴 수밖에 없어 저도 한스럽다. 성원이 되지 않아서 회의를 이루지 못하는 이 참담한 오늘의 현실을 어떤 말로도 형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홍 사무총장 권한대행의 보고가 있는 동안 일부 청중은 “이러니까 (선거에서) 패하지” “정신 좀 차려야지 이게 뭐냐”고 질책했고, 한 참석자는 “그러니까 왜 청와대를 공격하느냐”고 반박했다. 비서진의 부축을 받으며 회의장을 빠져 나간 새누리당 상임고문인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국민 앞에 부끄러움을 모르고 있다”며 불쾌함을 감추지 않았다.

비대위원에 내정된 김영우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4ㆍ13 총선에서 새누리당을 심판했는데 여전히 정신을 못 차리고 있다”며 “저도 당원의 한 사람으로 부끄러워서 말을 못할 지경”이라고 밝혔다. 이혜훈 당선자도 전국위 무산 원인에 대해 “계파갈등 때문”이라면서 “당이 이제 걷잡을 수 없는 내홍으로 빠져드는 것 같다. 절망스러운 심정이다”라고 말했다. 정승임 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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