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해외 기업 인수합병(M&A) 국가가 됐다.
17일 LG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중국의 거침없는 해외 M&A 최근의 특징과 명암’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중국 기업이 단행한 M&A는 전세계의 32.4%를 차지해 미국(16%)을 제쳤다.
이미 지난해 1,500억달러(약 176조원) 규모의 M&A를 단행했던 중국은 올해도 1,200억달러(약 140조원)를 해외 기업 사냥에 쏟아 부었다. 이는 중국기업의 해외 M&A 사상 최대규모였던 신젠타의 인수 영향이 컸다. 올해 3월 중국의 국유기업 켐차이나(중국화공)는 스위스의 종자기업 신젠타를 463억달러(약 54조원)에 인수하기로 한 바 있다. 그외 하이얼의 GE 가전부문 인수, 레노버의 모토로라 스마트폰 사업부문 흡수 등도 주요 인수 사례로 꼽힌다.
보고서를 작성한 션지아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중국 기업의 공격적인 해외 M&A는 한국 기업에게 ‘양날의 칼’과 같다”고 지적했다. 션 연구원은 “중국이 해외 M&A를 통해 산업 고도화를 이루는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 수요가 발생할 수 있고 한국 기업은 중국 기업과 협력을 통해 이런 시장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국 기업들이 M&A로 시너지 효과를 얻을 경우 해외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유력한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점은 부정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션 연구원은 “중국 기업들의 해외 M&A와 기술 추격은 경제 발전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나타나는 측면이 있다”며 “이를 부정적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을 통해 동반성장하는 지혜를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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