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명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가 같은 날 세상을 떠났다.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42명이 됐다.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와 여성가족부는 전남 해남에 거주하던 공점엽(96) 할머니와 중국 헤이룽장성에 거주하던 이수단(95) 할머니가 노환으로 별세했다고 17일 밝혔다.
공 할머니는 1935년 16세 나이에 ‘평양에서 일하게 해주겠다’는 말에 속아 일본군에게 끌려가 24세가 되던 43년까지 중국 상하이와 하얼빈 등지에서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했다. 전남 해남에서 아들 내외, 손녀들과 여생을 보내던 공 할머니는 지난해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병마와 싸우다 최근 병환이 악화한 상태였다.
1921년 평안남도 숙천군에서 태어난 이 할머니는 중국 하얼빈에서 노동자를 모집한다는 광고를 보고 자원했다가 위안부가 됐다가 해방 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고 중국에 머무르게 됐다. 중국국적으로 살아온 이 할머니는 2005년 한국정부의 도움으로 한국 국적을 회복했지만, 고령에다 뇌경색과 동맥경화 등 건강이 좋지 않아 고국 땅을 끝내 밟지 못했다. 헤이룽장성을 관할하는 주선양 한국총영사관은 현지 당국에 이 할머니의 장례를 한국식으로 치르도록 요청하고 장례 절차를 주관하도록 영사를 파견했다.
이현주 기자 meomory@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