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호(30ㆍ미네소타)가 메이저리그 데뷔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4번 타자로 출장했다. 그러나 숙제는 여전하다. 득점권(주자 2루 이상) 찬스에서 유독 방망이가 고개를 숙인다.
박병호는 17일(한국시간)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코메리카필드에서 열린 디트로이트와의 경기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2경기 연속 4번 출장이다. 그만큼 팀 내에서 비중이 커지고 있다는 뜻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날 경기 전까지 득점권에서 23타수 2안타(타율 0.087)에 그칠 만큼 찬스를 살리지 못했던 아쉬움은 또 반복됐다.
박병호는 1회 2사 1루에서 1루 주자 에두아르도 누네즈의 도루로 2사 2루 득점권 찬스를 맞았다. 그러나 상대 선발 조던 짐머맨에게 3루수 땅볼로 맥없이 돌아섰다. 3-8로 뒤진 3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도 3루수 땅볼에 그친 뒤 7-8로 추격한 4회 2사 1ㆍ3루에서 짐머맨에게 3구 삼진을 당해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1회부터 0-8로 끌려 가던 경기를 한 점 차까지 따라 붙어 분위기를 끌고 왔던 미네소타에는 두고두고 아쉬움으로 남는 장면이었다. 박병호는 7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좌중간 펜스를 직접 때리는 2루타로 이날 첫 안타를 신고했다. 이어 트레버 플루프 타석 때 홈을 밟아 8-8 동점 득점도 올렸다. 하지만 미네소타는 더 이상 추가점을 내지 못하고 8-10으로 졌다. 박병호의 시즌 타율은 0.257을 유지했다. 그러나 득점권 타율은 25타수 2안타(0.080)로 더 떨어졌다.
올 시즌 박병호는 9개의 홈런을 때려내 파워를 인정받았다. 미국 CBS 스포츠도 17일 ‘한국에서 온 박병호가 홀로 빛나고 있다’며 ‘박병호의 파워는 스카우트들이 파악한 그대로다’고 치켜세웠다.
하지만 지난해까지 KBO리그에서 그가 중심타자로서 매번 강조해왔던 타점 생산 능력에서는 아직까지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올 시즌 때려낸 9개의 홈런 중 8개가 주자 없는 상황에서 나온 솔로이고, 투런 아치가 1개다. 이 때문에 박병호의 타점은 15점에 머물고 있다. 팀 타선을 이끌어야 하는 중심 타자로서는 만족할 수 없는 숫자다. 득점권 빈타 해결은 박병호에게 남은 빅리그 적응 숙제인 셈이다.
한편 피츠버그 강정호(29)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애틀랜타와의 홈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피츠버그는 8-5로 이겼다.
김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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