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3승2패로 분위기를 추스르며 다시 5할 승률(16승17패)에 다가선 LG가 만만치 않은 순위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그런데 팀의 기조가 개막 초반과 사뭇 다르다. 신예들에게 쏠렸던 무게 중심이 서서히 베테랑들에게 옮겨가고 있다. 특히 위기를 넘긴 지난주 LG의 중심엔 3인방이 버티고 있었다. 손주인(33)은 5경기에서 무려 7할2푼2리(18타수 13안타)의 타율로 그라운드를 뒤흔들었다. 박용택(37)은 7연타수 안타를 포함해 주간 타율 5할7푼2리(21타수 12안타), 정성훈(36)도 4할(15타수 6안타)로 맹활약했다. 지난주 LG 공격은 이들 3명이 다 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의 독보적인 타격 성적이다.
극적인 반전의 주인공은 손주인이다. 정주현(26)에게 주전 2루수 자리를 내 줬다가 지난달 29일 뒤늦게 1군에 호출된 손주인은 ‘역대급’ 개막을 맞고 있다. 지난 11일 삼성전에서는 통산 첫 1경기 4안타, 14일 잠실 SK전에서는 첫 1경기 4타점을 올렸다. 2군에 내려갔던 정주현이 10일 복귀했지만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는다. 손주인은 “전에는 야구가 안 되면 무조건 훈련만 했는데 지금은 마음 편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좌절을 겪고 난 이후 자리에 연연하지 않고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뜻이다.
박용택은 개막 초반 다소 고전했지만 7년 연속 3할 타자의 슬럼프는 오래가지 않았다. 어느새 타격 랭킹 전체 8위(0.347)까지 올라갔다. 팀 내에선 1위다. 정성훈도 부상 탓이긴 했지만 한 차례 엔트리에서 빠진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양상문(55) LG 감독은 “2군에서 새로 온 선수들이 잘 해주고 있다”고 반색했다. 14일 엔트리에 등록된 김용의(31)도 올라오자마자 14일 SK전에서 멀티히트로 활약했다.
양 감독은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정해진 주전은 오지환과 박용택 정도”라며 무한경쟁 체제를 선언,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예고했다. 그 출발점으로 정주현, 이천웅(20), 채은성(26), 서상우(27), 이형종(27), 안익훈(20, 유강남(24) 등 신진 야수들이 대거 발탁돼 우선권을 얻었다. 경쟁은 끝나지 않았지만 1라운드는 베테랑들의 압승이다. 아직 기회를 얻지 못한 선수는 퓨처스리그에서 타율 4할6푼2리를 기록 중인 9번 이병규(42)뿐이다.
이종열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손주인이 자극을 받았듯, 이번엔 반대로 정주현이 더 큰 자극을 받을 차례”라면서 “세대교체는 신구조화가 중요하다. 그래야 시너지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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