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떤 선입견이나 두려움 없이 세상을 바라보는 아이들의 모습은 때때로 감동을 준다. 동물전문매체 바크포스트는 미국 시카고의 한 특수학교에서 아이들이 가진 순수한 능력을 유기견들을 위해 쓸 수 있도록 한 사연을 소개했다. 바로 아이들이 유기견을 대신해 입양자들에게 편지를 쓰게 한 것이다.
아이들은 먼저 시카고 동물 보호소를 방문해 유기견들을 만났다. 대신 편지를 써줄 개의 성격, 나이, 특징 등의 정보도 얻었다. 유기견들을 만나는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들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한다.

가장 어린 아이가 쓴 편지에는 보호소에 있는 유기견의 혼란스러움과 두려움, 외로움의 감정이 녹아져 있었다.
“멋진 가족 분들, 나를 입양해주세요. 내 가족은 오래 전에 날 버렸어요. 나는 홀로 케이지에 사는 것에 너무 지쳤어요. 여긴 춥고, 어두워서 무섭기도 해요. 날 사랑해준다면, 난 영원히 당신을 사랑하고, 당신과 놀고, 당신을 지켜줄 거에요. 당신의 새 친구가.”
생김새와 언론매체의 과장된 보도로 사람들의 편견에 시달리는 개의 입장에서 쓰인 편지도 있었다.
“내가 보기에 무섭게 생겼다는 거 알아요. 하지만 정말 착하게 행동할거라고 약속할 수 있어요. 날 외모로만 판단하지 말아주세요. 날 돌봐준다면 나는 사랑과 다정함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줄게요. 진심으로, 당신의 새로운 반려견으로부터.”
한 아이는 개의 정보 카드에 ‘운동이 많이 필요한 개’라고 쓰여있는 것을 보고 다음과 같은 편지를 썼다.
“나를 입양해주세요. 많은 에너지를 지닌 개를 당신은 원치 않을 수도 있어요. 하지만 나는 아이들과 정말 잘 놀아줄 수 있어요. 케이지 안에서는 아무 것도 할 수가 없어요. 당신이 나를 집으로 데려가 준다면 내 모든 마음을 담아 당신을 사랑할거라고 약속할게요.”
마지막으로 소개할 편지는 보호소 직원들이 유기견들을 돌보며 자주 느끼는 감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시작은 슬프지만 편지의 마지막 부분은 희망적이고, 우리 모두가 기억하면 좋을 교훈을 준다고 바크포스트는 설명했다. 누구든 사랑 받고, 안전한 거처를 제공받을 자격이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입양되기 힘들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나는 좀 뚱뚱하고, 덩치도 크니까요. 나이도 많고, 큰 이빨을 갖고 있단 것도 알아요. 하지만 난 나의 외모와 내면 모두 특별하다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모든 개와 고양이뿐 아니라 사람들도 특별한 무언가를 지니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나를 당신이 입양해주길 바래요. 사랑을 담아. 큰 심장을 지닌 당신의 바보 같은 ‘멍뭉이’로부터”
아이들이 쓴 편지는 각 유기견이 지내는 방의 문 앞에 붙여졌다. 그리고 편지 아래에는 입양자가 해당 유기견을 입양했을 경우 이메일로 개의 소식을 전해달란 요청을 쓴 선생님의 메모도 함께 붙어 있다. 아이들이 자신들의 도움으로 입양 된 개의 행복한 결말을 볼 수 있도록 말이다.
바크포스트는 아이들이 유기견을 대변해 편지를 쓰게하는 것은 유기견을 도울 수 있을 뿐 아니라 아이들이 동물을 존중하고, 다른 생명에게 공감할 수 있도록 만드는 아름다운 교육 방법이라고 전했다.
한송아 동그람이 에디터 badook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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