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간 112마리… 경북 경찰, 2명 구속 5명 불구속 입건
폐사 직전의 병든 소를 싼값에 사들여 도축한 뒤 식육식당 등에 판매한 농장주와 식당업주 등 7명이 적발됐다.
경북 문경경찰서는 17일 폐렴 등 병에 걸렸거나 걸린 것으로 의심되는 한우를 싼값에 사들인 뒤 도축해 판매한 혐의(축산물 위생관리법 위반)로 축산업자 A씨(59) 등 2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또 도축현장과 식당에서 팔다 남은 소고기 1톤을 압수해 폐기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07년 1월부터 최근까지 9년간 위생이 불량한 경북 문경시 영순면 자신의 축산농장 옆 공터에서 인근지역 농가로부터 싼값에 사들인 병든 소 112마리를 직접 도축하거나 식육식당 업주들과 함께 잡아 판매했다.
함께 구속된 B씨(60) 등 3개 식당과 식육점 업주들은 A씨로부터 사들인 병든 소고기를 일반 고객에게 정상적인 소고기인 것처럼 속여 판매했다.
A씨는 병든 소를 정상 소의 10분의 1도 되지 않는 1마리에 30만~50만 원에 사들였다. 특히 폐렴에 걸려 폐사 직전인 한우는 공짜로 얻어 불법 도축한 적도 있다. 전염병인 폐렴에 걸린 소는 매립 처분해야 하고, 그 비용이 30만 원이나 들기 때문에 축산업자가 공짜로 넘긴 것이다.
현행법상 병에 걸린 소는 해당 지자체에 신고해야 하며, 검사결과 구제역 등 전염성이 강하거나 브루셀라, 탄저 등 인수공통전염병인 1ㆍ2종 법정전염병인 경우 방역당국이 나서 매몰처리하고 보상해 준다. 하지만 3종 법정전염병과 일반 질병인 경우 농장주가 전문기관의 지휘ㆍ감독 하에 소각하거나 오염방지대책을 수립한 뒤 매몰처분 하는 등 자체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하지만 처리 기관이 부족하고 비용이 많이 들어 이 같은 불법 도축이 횡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소각의 경우 대구ㆍ경북에는 가축사체 소각장 자체가 없어 다른 시도로 가야 하는 형편이다.
경찰은 이들 이외에도 농장에서 병든 소를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폐기 처분하지 않고 불법 도축하고 있다는 사례가 많다는 첩보에 따라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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