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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유족 오해 풀린다면 광주가서 돌 맞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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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유족 오해 풀린다면 광주가서 돌 맞겠다"

입력
2016.05.17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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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한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낸 전두환(맨 오른쪽) 전대통령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2008년 한 행사장에 모습을 나타낸 전두환(맨 오른쪽) 전대통령의 모습. 한국일보 자료사진

전두환 전 대통령 부부가 “5ㆍ18민주화운동 희생자의 분이 풀린다면 광주에서 돌을 맞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5ㆍ18 당시 시민에 대한 발포 책임은 여전히 부인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5ㆍ18민주화운동 36주년 기념식 전후로 전 전 대통령이 국립5ㆍ18민주묘지를 참배할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또 다른 논란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전 전 대통령 부인 이순자 여사는 지난달 27일 월간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각하께서 광주에 가서 돌을 맞아서 모든 게, 5ㆍ18 (유)가족들의 오해가 말끔히 풀리고 정말 분이 다 풀린다면 뭘 못하겠어요”라며 유족의 오해가 풀린다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밝혔다고 채널A가 16일 전했다.

전 전 대통령은 그러나 5ㆍ18 발포 책임에 대해서는 자신의 힘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며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그는 “사실 광주사태하고 나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어느 누가 총을 쏘라고 하겠어 국민에게. 어떤 대통령이 되려다 안 된 사람이 그런 모략을… 주동한 걸로 나쁜 소리를 하는데…”라고 부인했다. 이어 “너무 무식해서 그런 거예요. 보안사령관이 중앙정보부장 꺾고, 청와대를 꺾고, 이렇게는 절대 못합니다”라고 덧붙였다.

인터뷰에 배석한 보안사 장교출신 김충립 목사가 “대통령의 한 사람으로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총체적으로 유감의 뜻을 표한다는 유감 표명이네요”라고 말하자 전 전 대통령은 “말씀하신 대로 (그) 심정이에요”라고 답했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은 그러나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전 전 대통령이 5ㆍ18 민주화운동 희생자를 향한 유감 표명과 망월동 참배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내란죄로 형을 확정 받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유감 표명 추진과 참배 추진이 국립묘지 안장 등 특혜를 계속 누리기 위한 얄팍한 노림수가 아니길 바란다”고 꼬집었다. 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측에 따르면 사죄나 잘못했다는 말을 안 하겠다고 한다. 유감이란 말 속에 아프게 죄송하다는 궤변을 늘어놨다”며 “이는 쿠데타 세력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 위원은 또 “광주시민은 전 전 대통령과 그 측근의 시민학살 범죄행위를 기억하고 있지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면 언제고 용서할 준비가 돼 있음을 밝힌다”고 덧붙였다.

전 전 대통령 부부는 한편 1989년 ‘광주 청문회’가 열린 것과 관련해 노태우 전 대통령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 여사는 “우리를 외국으로 쫓는 사람이 딴 사람이 아니고 노 대통령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무섭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도 못 찾아오는 산골로 가자’ 해서 백담사로 갔죠”라고 했다.

박상준 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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