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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 선택 폭 커진 노후 아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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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모델링이냐, 재건축이냐… 선택 폭 커진 노후 아파트

입력
2016.05.17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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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치2단지ㆍ여의도 목화 등 24곳

상당수가 재건축서 리모델링 선회

용적률 180% 이하는 재건축이

200% 이상이면 리모델링 유리

“리모델링 수직증축을 통해 추가로 생기는 46가구를 일반 분양하게 되면 재건축 시 없던 사업성이 생기게 됩니다.” (김동교 서울 여의도 목화아파트 입주자대표)

서울시의 아파트 리모델링 가이드라인 발표로 30년 이상 낡은 단지를 중심으로 재정비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기존 재건축 사업으론 가구수 증가가 어려워 답보상태에 있던 단지도 리모델링 시 기존보다 최대 15% 가구수를 늘릴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넓어진 것이다.

16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인 단지는 35곳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서울에선 여의도동 목화를 비롯해 강남 개포동 대청ㆍ대치2단지, 용산 이촌동 현대 등 24곳이 리모델링으로 단지 정비를 계획하고 있다. 상당수가 재건축을 추진하던 단지라는 공통점이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리모델링은 지은 지 15년만 지나면 요건에 충족하기 때문에 서울에서만 대상은 168개 단지에 이를 것”이라며 “재건축에 비해 공사비나 추가분담금 부담이 덜하다는 장점에, 이번 서울시 발표가 더해져 사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라고 말했다.

리모델링이 주목받는 이유는 사업성 때문이다. 예컨대 용적률이 200%인 단지가 재건축시 용적률을 300%까지 올릴 수 있지만 전체 면적의 10분의 1 정도를 지자체에 기부채납해야 해 실제 용적률은 270%에 못 미친다. 여기에 의무 임대주택 물량을 제외하게 되면 실제 용적률은 더 줄게 된다. 반면 리모델링(전용면적 85㎡ 이하 기준)은 수평ㆍ수직 증축 시 전용면적의 최대 40%, 가구수는 15% 늘릴 수 있어 실제 용적률은 280%로 올라간다. 여의도 목화아파트의 경우도 재건축시 가구수가 현재(312가구)보다 오히려 50가구 줄어들지만 리모델링 시 46가구가 추가로 생기게 된다. 가구당 분담금(73㎡기준) 규모도 리모델링 시 1억2,000만원에 불과하지만, 재건축을 하면 가구당 3억원 가량으로 늘어난다. 임채우 KB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기존 단지 용적률이 180% 이하면 재건축이, 200% 이상이면 리모델링이 유리하다”며 “다만 수익을 내야 하는 일반 분양 몫을 감안하면 3.3㎡당 분양가가 2,000만원 이상 되는 지역이어야 리모델링도 사업성이 있다”고 말했다.

노후도에 따라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선택할 여지도 넓어졌다. 재건축의 경우 안전진단에서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하지만 리모델링은 C등급 이상(수평증축)이어야 한다. 업계에서는 강화된 내진설계 기준이 적용된 1990년대 이후 지어진 아파트들은 재건축 연한인 30년이 된다고 해도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기 어렵다고 보고 있어 점차 리모델링으로 사업을 돌리는 단지가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보다 앞서서 리모델링 조례를 개정한 경기 성남시에서도 분당 한솔마을 5단지, 매화마을 1단지 등 5개 단지가 재건축에서 리모델링으로 사업방식을 바꾼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리모델링 사업도 한계는 명확하다. 재건축처럼 설계를 다시 해 새 건물로 짓는 게 아니기 때문에 품질개선 효과가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주민 편의시설 등도 대폭 개선되지 못해 큰 가격상승 효과를 기대하기도 힘들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지난해부터 이어진 재건축 규제 완화에, 리모델링까지 속속들이 구체적 가이드 라인이 제시되면서 사업 선택 고민이 늘어나게 됐다”고 말했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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