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
우상호, 박지원 SNS 보고 알아
“야권 이간질 의도 있나” 분통
3당 회동 의제 조율 때도 차별
청와대가 16일 야권의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또는 공식 기념곡 지정 요구에 대한 국가보훈처의 합창 결정을 더불어민주당을 뺀 국민의당에만 사전통보, 논란을 자초했다. 청와대는 지난 주 박근혜 대통령과 3당 원내지도부 회동에 앞서 의제 조율을 위해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직접 찾아가 면담했으나, 우상호 원내대표와는 전화통화로 갈음한 바 있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에 “오늘 아침 7시48분 청와대 현기환 정무수석으로부터 어젯밤 늦게까지 보훈처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기념곡 지정에 대한 논의결과 국론 분열의 문제가 있어 현행 대로 합창으로 결정, 청와대에 보고한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대통령께서 13일 청와대 회동과 소통ㆍ협치의 합의를 잉크도 마르기 전에 찢어버리는 일이라며 강한 항의를 했다”고 했다.
청와대와 보훈처로부터 아무런 사전 통보를 받지 못한 더민주는 발끈했다. 원내 제1당이 박 원내대표의 글을 통해 보훈처 결정을 통보 받은 셈이 됐기 때문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청와대는 국민의당 하고만 파트너십을 만들겠다는 것이냐”며 “왜 이 문제를 국민의당에 만 통보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더민주에서는 “야권을 이간질하려는 청와대의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왔다.
국민의당도 난감해 하는 모습이다. 총선 직후 당 일각의 ‘새누리당과의 연정론’에 대해 호남 민심이 심상치 않은 상황에서, 이번 논란으로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국민의당을 편애하는 청와대의 모습은 오히려 국민의당이 여권과 협력하는데 발목을 잡아, 야야 공조를 강화시킬 것이란 예상도 있다.
현 정무수석은 이원종 신임 대통령 비서실장 주재 첫 수석비서관 회의 직후인 오전 10시39분쯤 우 원내대표와 전화통화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에서 ‘불필요한 논란을 일으켰다’는 이유로 지적을 받았다고 한다. 이와 관련, 박 원내대표는 “현 수석으로부터 ‘청와대 발표 전에 사전 통보한 것을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려 입장이 난처해졌다’고 전화가 왔다”면서 “나는 ‘광주시민과 국민께 죄송해서 알렸다. 누구의 체면보다는 광주시민과 국민의 마음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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