림팩 시작 직전 하와이 해상서
3국 이지스함 1척씩 투입 진행
美 MD 합류 소지… 中ㆍ러 반발
우리 군이 미국, 일본과 함께 다음달 미국 하와이 해상에서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는 ‘미사일 경보 훈련’을 실시한다. 3국이 실시간 정보 공유를 통해 북한 미사일 위협 대비 훈련에 나서는 것은 처음이다.
국방부는 16일 북한 핵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우리나라를 보다 효과적으로 방어하기 위해, 환태평양합동군사훈련(림팩)을 계기로 한미일 3국이 미사일 경보훈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훈련은 지난 2월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직후 열린 한미일 국방 차관보급 회의에서 미국 측이 우리의 훈련 참가를 제의해 이뤄졌다.
국방부에 따르면, 훈련은 6~8월 미국 하와이에서 열리는 림팩 시작 직전인 6월 28일 하와이 인근 해상에서 한미일 3국의 이지스함이 각 1척씩 투입돼 진행된다.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실제 미사일 발사 없이, 미국 측 항공기 1대를 가상의 표적으로 띄워 활용한다.
군 당국은 이번 훈련이 미사일 요격 등 작전 분야가 아니라,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는 정보 분야에 한정돼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각국 이지스함이 탐지한 각각의 항공기 궤적 등을 미국의 육상중개소를 경유해 공유하는 식”이라며 “훈련은 2014년 12월에 체결된 한미일 정보 공유약정의 범위 내에서 이뤄진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훈련이 미국이 구축하고 있는 미사일방어체계(MD)의 일환으로 해석될 수 있어 중국과 러시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한국이 아시아에서 미일의 MD체계에 사실상 참여하는 것“이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은 초기에는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한반도 배치에 반발한 점을 의식, 신중한 태도였다”며 한국의 입장이 바뀌었음을 시사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이번 훈련이 미국 주도의 MD체계 참여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군 관계자는 “우리는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대응체계(KAMD)를 구축하고 이번 훈련을 통해 정보의 상호 운용성을 보장하는 상태를 만들고자 한다”며 MD와의 차별성을 강조했다. 훈련 정례화 가능성에 대해선 “아직까지 그런 이야기는 진행된 바 없다”고 말했다.
강윤주 기자 kkang@hankookilbo.com 도쿄=박석원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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