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 우즈(40ㆍ미국)는 다른 선수들에게 위압감을 심어줄 목적으로 대회 마지막날 검정색 바지에 붉은 상의를 입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른 선수들도 대회 마지막날은 경쟁자들에게 강한 이미지를 심어주거나 자신에게 행운을 가져다 줄 수 있는 의상을 고른다.
하지만 ‘제5의 메이저대회’인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사흘 내내 선두를 달리며 우승을 눈앞에 둔 제이슨 데이(29ㆍ호주)는 16일(한국시간) 대회 마지막날 화사한 분홍색 셔츠를 골랐다. 이날 데이가 선택한 분홍색 셔츠에는 특별한 의미가 깃들어 있었다. 암 투병 중인 스튜어트 싱크(43ㆍ미국)의 부인 리사를 응원하기 위해서였다. 싱크는 최근 유방암 판정을 받은 리사를 돌보기 위해 투어 활동을 중단했다. 암을 극복하기를 기대하지만, 그 과정이 어려우리라는 것도 각오하고 있다.
이에 데이를 비롯한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참가자들은 유방암 퇴치를 상징하는 분홍색 리본이나 옷을 착용하고 4라운드 경기에 나섰다.
대회장인 미국 플로리다주 폰테 베드라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ㆍ7,215야드)에서는 선수들과 캐디, 자원봉사자, 팬들이 한마음으로 ‘분홍 물결’을 만들었다.
17번 홀 ‘트리 아일랜드’ 주변을 장식한 노랑과 파랑, 흰색 꽃들도 4라운드를 앞두고는 분홍색 꽃으로 바뀌었다. 선수들은 대부분 핑크 리본을 모자에 달았고, 데이 등은 아예 셔츠 색을 분홍색으로 골랐다.
원래 플레이어스 챔피언십 마지막 날은 유방암에 대한 의식을 높이는 핑크 캠페인이 열리는 날이다. 그러나 올해 대회에서는 특별히 분홍색에 싱크와 그의 아내 리사를 응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싱크는 자신의 트위터에 “PGA 투어에 감사하다. 리사와 저는 오늘 여러분이 보내준 응원에 감동했다. 정말 멋진 가족이다”라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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