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학생이 남학생보다 사교육을 포함해 학교 밖에서의 공부 시간이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한국인구학회가 통계청의 의뢰로 수행한 ‘2014년 생활시간 조사 결과를 활용한 한국인의 삶 심층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4년을 기준으로 초ㆍ중ㆍ고등학교에 재학하는 10세 이상 청소년(6,408명)의 하루 평균 학습시간은 406분(6시간 46분)으로 집계됐다. 성별로는 여학생의 학습시간이 410.7분으로, 남학생 402.1분보다 8.6분 더 길었다.
남학생과 여학생은 학교 내와 학교 밖에서의 학습 시간에서 차이를 보였다. 남학생이 학교 내에서 하루 동안 227.1분, 학교 밖에서 175.1분을 공부한 반면 여학생은 학교 내에서 216.2분, 학교 밖에서 194.6분 공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안에서는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9분 더 공부했지만, 학원 수강이나 혼자서 공부하는 학교 밖 학습시간은 여학생이 남학생보다 19.5분 더 길었다. 학교 밖에서의 이 같은 남ㆍ녀별 학습 시간 차이는 특히 도시지역 고등학생일수록 컸다. 도시지역 여고생(213.4분)과 도시 남고생(176.9분)의 학교 밖 학습시간의 차이는 36.5분이나 됐다.
연령별로는 고등학교 1학년인 16세 청소년이 공부에 가장 많은 시간(485.8분)을 투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학 입시를 코 앞에 둔 고등학교 3학년(18세)의 학습 시간 453.9분보다 길다. 다만 학교 내 학습시간에서는 18세(284.3분)가 가장 길었다.
지역별로도 차이가 확인됐다. 도시 지역 학생들이 하루 평균 413분으로, 농촌 지역 학생들(368분)보다 45분 더 공부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 내 학습시간이 가장 긴 곳은 광주(280.9분)였으며, 사교육을 포함한 학교 밖 학습시간은 역시 서울(222.0분)이 가장 길었다.
보고서는 또 부모의 교육 성취수준이나 경제력이 자녀의 사교육 시간과 상당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밝혔다. 중학교 졸업 이하인 아버지를 둔 고등학생의 사교육 등 학교 밖 학습시간이 평균 125.6분인 반면, 아버지가 대학 졸업 이상일 경우에는 235.3분으로 두 배 가까이 차이가 났다. 가구소득이 월 200만원에 못 미치는 가정의 초등학생이 120분 동안 학교 밖에서 공부를 하는 것에 비해 가구소득이 600만원 이상인 경우에는 181분으로 한 시간 가량 차이를 보였다. 은기수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보고서에서 “교육성취는 특히 학교 밖 학습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며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 등이 교육을 통해 대물림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세종=남상욱 기자 thoth@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