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교체 위한 수술 불필요
다양한 체내 의료기기 기대
손톱만한 태양전지를 피부 속에 넣어 전기를 직접 만들어내는 기술이 개발됐다. 상용화할 경우 체내에 삽입한 의료기기의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수술을 반복해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종호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교수는 16일 “머리카락 굵기 15분의1 두께의 막 형태로 만든 태양전지를 유연한 필름에 붙여 살아있는 실험용 쥐의 피부 속에 삽입한 결과, 햇빛을 쪼였을 때 전기가 생산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는 쥐 피하에 함께 삽입된 심박조율기를 작동시켰다. 심박조율기는 심장 박동수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 몸 속에 삽입하는 의료기기다. 연구진이 만든 면적 0.07㎠의 태양전지로 2시간 발전하면 인체용 심박조율기를 24시간 구동시킬 수 있다. 자외선은 발전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기 때문에 자외선차단제를 발라도 전력 생산량은 큰 차이가 없다.
심박조율기를 몸에 삽입한 환자는 5~7년마다 배터리를 교체하기 위해 수술을 받아야 한다. 이 교수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체내 전력 공급이 가능해지면 환자들이 재수술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혈당측정기나 혈액분석센서 등 다양한 체내 의료기기의 개발도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람 피부는 두께 1~2㎜로 쥐(약 700㎛)보다 두껍기 때문에 삽입하는 태양전지의 면적이나 효율성, 유연성 등을 더 높여야 하는 과제는 남았다. 성별이나 나이 등에 따라 피부 지방층의 구조가 다르다는 점도 감안돼야 한다. 이 교수는 “인체 적용을 위한 후속 연구를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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