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사립박물관 중 하나인 호림박물관의 설립자 윤장섭 성보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 15일 오후 1시 노환으로 별세했다. 94세.
고인은 유화증권과 성보실업을 세운 경제인이지만 한 평생 문화재 1만5,000여 점을 수집해 온 문화재 애호가로 유명하다. 1981년 성보문화재단을 설립해 그 동안 구입한 문화재를 모두 넘겼으며 이듬해 10월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호림박물관을 세워 예술적 가치가 뛰어난 유물을 일반에 공개했다. 이후 호림박물관은 1999년 관악구 신림동으로 이전했고 2009년에는 강남구 신사동에 분관을 열어 두 곳으로 나뉘어 운영되고 있다.
1922년 개성에서 태어난 고인은 개성공립상업학교 시절 당시 개성박물관장을 지낸 국내 1세대 미술사학자 우현 고유섭 선생의 특강을 듣고 문화재에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1971년 고미술 중개상인으로부터 ‘청자상감유로연죽문표형주자’를 구매하며 문화재 수집에 발을 들인 윤 이사장은 이후 최순우 전 국립중앙박물관장, 황수영 전 동국대 총장 등과 교류하며 감식안을 길렀다. 이원광 호림박물관 학예실장은 “윤 이사장은 최근에도 문화재 수집을 계속했다”며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고려시대 수월관음도가 최근 보물로 지정 예고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박정윤 여사와 윤재동 성보화학 부회장, 윤재륜 서울대 교수, 윤경립 유화증권 회장과 호림박물관장을 맡고 있는 며느리 오윤선씨가 있다. 빈소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 발인 18일 오전 9시, 장지 경기 고양시 선영. (02)3010-2230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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