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를 빙자해 건설현장에서 수십 억대 이권을 챙긴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남부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등의 혐의로 A위원회 위원장 이모(49ㆍ전 조직폭력배)씨를 구속했다고 16일 밝혔다. 경찰은 또 같은 혐의로 간부 김모(53ㆍ현 조직폭력배)씨 등 1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이씨 등은 지난 2013년 10월 A위원회를 결성, 지난 4월까지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부지조성 업체 등 건설사 17곳을 협박해 35억원 상당의 공사권을 빼앗은 혐의다.
전ㆍ현직 조직폭력배인 이들은 장비협회 등 건설관련 단체 21곳의 회원 1,000여명을 위원회로 끌어들여 가입비(월 30만원)와 회비(월 5만원)를 받아 운영하면서 이런 짓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회원 60~70명을 동원, 수시로 공사현장 등의 출입을 막고 “지역업체 인력을 쓰지 않으면 공사를 못하게 하겠다”고 겁을 줘 하도급 공사권을 빼앗은 뒤 소속 업체에 넘겨주고 매출액의 5%를 별도 수수료로 챙겼다.
피해 업체들은 부실시공 등을 걱정하면서도 공사 차질 등을 우려해 강압적 거래를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게 경찰의 설명이다.
경찰은 피의자 가운데 법원에서 구속영장을 기각한 김모씨 등 간부 4명에 대해 영장을 다시 청구하기로 하는 등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불법행위에 가담한 하부 조직원들도 색출해 사법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 고덕지구는 경기도시공사가 2008년 5월부터 2조2,277억 원을 투입해 평택시 모곡동, 지제동, 고덕면 일원 392만8,000㎡에 조성 중인 첨단산업단지다. 삼성전자가 입주할 예정이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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