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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급물살 조선 빅3 모두 생산능력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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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급물살 조선 빅3 모두 생산능력 줄인다

입력
2016.05.16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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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 가뭄에 현대중·대우조선·삼성중도 동참

몸집 줄여 장기 침체 대비…'오래 버티면 산다'

국내 대형 조선 3사가 전 세계 조선 시황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판단 아래 사상 처음으로 일제히 생산능력을 대폭 줄일 전망이다. 세계 1~3위인 이들 조선업체마저 현재 벌어지는 조선업 ‘치킨 게임’에서 살아남고자 몸집을 줄여 오래 버티는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지난 9일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도크(선박건조대)의 순차적 잠정 폐쇄 방침을 정한 가운데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도 동참할 예정이다. 이는 올해 수주 가뭄이 극심해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조선 빅3 중에서 올해 3척을 수주해 그나마 실적이 가장 나은 현대중공업이 선제적으로 도크 잠정 폐쇄를 선언한 마당에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뒤따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대우조선은 올해 들어 2척 수주에 그쳤으며 삼성중공업은 아예 없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수주 부진 장기화를 대비해 선박 건조의 효율성이 떨어지는 도크부터 순차적으로 잠정 가동 중단에 들어갈 것이라 밝힌 뒤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도 수주 부진에 대비하기 위해 도크별 효율성 검토에 나선 걸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뿐만 아니라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또한 1~2년치 일감을 확보해 현재 도크가 모두 가동되고 있으나 현재와 같은 수주 가뭄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 1~2개 도크씩 순차적으로 폐쇄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대우조선은 도크의 순차적 잠정 폐쇄를 포함한 추가 자구안을 이달 말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노조와 만나 혹독한 자구안을 언급하며 인력, 임금, 설비 규모 조정을 포함한 전반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삼성중공업 또한 20일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현대중공업과 비슷한 내용의 자구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2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의지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삼성중공업도 순차적 도크 폐쇄 등을 통한 생산력 감축 카드를 자구안 등을 통해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올해뿐만 아니라 내년에도 조선업 시황이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조선 빅3 경영진조차 장기 불황에 대비해야 하는 시점이라고 공언할 정도다. 즉 순차적 도크 폐쇄가 불가피해진다는 의미다. 이럴 경우 조선 빅3뿐만 아니라 협력사 인원까지 포함하면 수만명이 옷을 벗어야 할 가능성이 커진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배를 지을 곳이 부족해 육지에 도크를 만드는 공법까지 도입하는 등 생산이 수요를 못 따라갔던 때가 어제 같은데 이제는 도크가 남아서 걱정이라니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조선 빅3는 생산능력 감축과 더불어 이번 주부터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10일 하나은행에 구조조정안을 제출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희망 퇴직 등 인력 감축에 박차를 가하고 비핵심 자산 매각 등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재 하이투자증권 및 하이자산운영 등 비주력 계열사 지분을 파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미포조선은 하이투자증권 지분 매각 검토 보도에 대해 “유동성 확보를 위해 금융사 지분 매각 등을 검토한 건 사실”이라며 추진 중임을 시인했다.

삼성중공업은 오는 20일께 추가 긴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비핵심 자산 매각에도 나서 지난 11일 두산엔진 지분을 블록딜을 통해 373억원에 매각했으며 거제삼성호텔도 매물로 나와 있다.

대우조선은 이달 말 제출할 추가 자구안 마련에 전력하는 동시에 청계서 본사 사옥과 더불어 마곡산업단지 토지 처분 등을 추진 중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주 현대중공업, 이번주 삼성중공업이 자구안을 주채권은행에 제출해 사실상 조선 빅3 구조조정이 이번주부터 급물살을 타게 됐다”면서 “대우조선은 이미 지난해 자구안을 발표했고 이달 말 추가 자구안만 제출하면 조선 빅3 로드맵은 사실상 완성된다”고 덧붙였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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