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호(51)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처럼 해외 상습도박 혐의로 재판을 받던 박순석(72) 신안그룹 회장도 1심에서 실형을 받았다. 두 사람은 단기간에 큰 돈을 번 자수성가 사업가로 주목을 받았지만 도박을 즐기다 실형을 선고 받고 철창신세를 지게 됐다.
15일 법원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11단독 배윤경 판사는 지난 12일 수억 원대 해외 원정도박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회장에게 징역 10월을 선고했다. 배 판사는 “박 회장은 동종 전과가 있음에도 상습적으로 고스톱과 골프 도박을 하고 원정도박까지 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 회장은 2013년 2~3월 마카오 호텔의 ‘정킷방’(VIP 카지노룸)에서 190만 홍콩달러(당시 환율로 약 2억6,000만원)를 걸고 ‘바카라’ 도박을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재판에 넘겨졌다. 2014년 5월 신안그룹이 운영하는 호텔에서 도박을 하던 사업가에게 2,800만원을 빌려준 혐의(도박 방조)도 유죄로 인정됐다. 박 회장은 2002년에도 상습도박 혐의로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적이 있다. 그는 대출알선 명목으로 4억원을 챙긴 혐의(알선수재) 등으로 지난해 9월 징역 2년을 선고 받고 이미 수감 중이다.
박 회장도 정 대표처럼 수사와 재판과정에서 검찰 간부와 고위 법관을 지낸 전관 변호사를 대거 선임했다. 박 회장은 대검 중수부장을 지낸 박영수 전 서울고검장 등 검찰간부 출신 2명 및 부장판사 출신이 대거 포함된 대형로펌 변호사들을 선임했지만 실형 선고를 막지는 못했다. 법조계에서는 박 회장이 이들 변호사에게 거액의 수임료를 건넸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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