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울 때 도와 준 한국에 감사
한국 관광객 다시 모실 수 있게
벽돌 하나하나 정성껏 쌓을 것”
연쇄 강진 한 달을 맞아 일본 구마모토(熊本)현 구마모토시(市)의 오니시 가즈후미(大西一史ㆍ48) 시장은 강진에 무너진 구마모토성 복원작업에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오니시 시장은 15일 한국일보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구마모토에 지원을 해준 것을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면서 “구마모토성 복원이 가시화하면 일반에 공개해 관광코스로 살려내는 방안을 구상중”이라고 밝혔다.
오니시 시장은 구마모토성이 한국 관광객들의 필수코스였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복구를 다짐했다. 그는 “고마운 한국관광객들을 다시 모실 수 있도록 벽돌 하나하나를 다시 정성껏 쌓는 기분으로 일본정부는 성을 복원해 낼 것”이라면서 “당장은 안전대책과 주민지원에 정신이 없지만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구마모토성 재건과정을 관광코스화하는 방안을 건의해 국가프로젝트가 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마모토시는 성의 복구에 적어도 10년의 세월과 100억엔(약1,076억원) 이상의 비용이 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나고야(名古屋)성, 오사카(大阪)성 또는 히메지(姬路)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으로 꼽히는 구마모토성은 지난해 국내외에서 177만명이 찾는 등 이 지역을 대표하는 관광자원이다. 그만큼 관광수입 감소 등 지역 경제에도 타격이 상당하다.
오니시 시장도 두 차례 연쇄 지진을 악몽으로 떠올렸다. “규모 7정도의 지진이 구마모토에 두 차례 연달아 올 줄은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특히 두 번째 지진에 허를 찔렸다”고 회고했다. 그는 “장기전을 예상하고 잠시 숙소에 눈을 붙이려 들어갔을 때가 28시간 후인데 지진이 다시 닥쳐 유리가 깨지고 천장에서 뭔가 떨어져 정신을 잃었다”면서 “이대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들었다”고 진저리를 쳤다.
오니시 시장은 강진 직후 시청 근처에 바로 대책반을 설치한 뒤 피난소를 관리하며 24시간 비상근무 체제를 가동하고 있다. 그는 “직원들이 2,400명인데 처음에는 10, 20%밖에 연락이 안돼 생사 확인에 맘 고생을 많이 했다”면서 “공무원이나 주민 거의 대다수가 재해를 입은 상황에서 응급대응과 별도로 시청에 비축한 비상식량 5만명분을 일단 방출했다”고 당시 대응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큰 재난을 겪으면 중앙정부 역할도 중요하지만 인근 자치단체가 평소 협업체제를 만들어 놓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니시 시장은 이어 “일본 내외의 지원이 복구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피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노약자 관리에 최선을 다 하고 있다”면서 “가설주택 건설진행이 더디게 진행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구마모토=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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