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296명, 2014년 54명
원인불명으로 분류된 폐질환이
‘살균제와 연관’ 증명하는 자료
가습기 살균제 판매가 중단된 이후 이로 인한 간질성 폐질환 소아 환자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애초에 원인불명으로 분류된 간질성 폐질환이 살균제 독성에 의한 것임을 간접적으로도 보여주는 통계다.
15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03~2015년 건강보험 상세불명의 간질성 폐질환 연령대별 진료현황’에 따르면 원인불명의 간질성 폐질환을 앓은 0~4세 환자가 2003년 71명, 2004년 83명 등 계속 증가해 2011년 296명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가습기 살균제의 유해성이 확인돼 판매가 중단된 2011년을 기점으로 환자는 2012년 252명, 2013년 85명, 2014년 54명으로 감소했다. 0~4세 소아는 면역학적으로 질병에 취약한데다, 집에서 주로 생활해 가습기에 노출될 확률이 높아 가습기 살균제에 가장 취약한 피해자로 꼽힌다.
임종한 인하대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당시 수거된 제품이 6종에 불과했고, 수거 명령 직후에도 모르고 쓴 분들이 있기 때문에 시차를 두고 서서히 줄어드는 양상을 띄고 있다”며 “해당 환자들이 전부 가습기 살균제 피해 증상을 보였는지는 확인이 필요하지만, 가습기 살균제와 폐 손상 간 연관성을 나타내는 자료로서는 의미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홍수종 서울아산병원 환경보건센터장(소아청소년 호흡기알레르기과 교수)도 “상세불명의 간질성 폐질환은 특정 원인을 밝혀내기 어려울 때 분류하는 것으로, 가습기 살균제와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적 자료로 인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 센터장 역시 2014년 비슷한 연구결과를 내놓았다. 2006~2011년 전국 84개 병원에서 상세불명 간질성 폐질환 소아 환자 중 급속히 폐가 굳는 등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로 보이는 환자가 138명이 보고됐지만, 2011년 11월 판매 중단 이후에는 유사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다는 내용이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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