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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머리 맞대면 한국표범 복원 가능성 높일 수 있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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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러 머리 맞대면 한국표범 복원 가능성 높일 수 있을 것”

입력
2016.05.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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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티아나 바라노프스카야(가운데)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장이 14일 이항(오른쪽)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연구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범보전기금 제공
티티아나 바라노프스카야(가운데)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장이 14일 이항(오른쪽)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 연구실에서 인터뷰하고 있다. 한국범보전기금 제공

“표범은 호기심이 왕성한 동물이지만 조심성이 많아 사람을 공격하지 않아요.”

이항 서울대 수의학과 교수가 이끄는 한국범보전기금 초청으로 14일 한국을 찾은 타티아나 바라노프스카야(48) 러시아 ‘표범의 땅’ 국립공원장의 한 마디 한 마디에는 표범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겨 있었다. 그는 “카리스마 있는 외모, 왕성한 호기심 등 표범이 가진 매력은 셀 수 없이 많지만 야생 생태계 보호를 위한 단 하나의 이유만으로도 표범 복원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표범의 땅은 2012년 만들어진 러시아에서 가장 ‘젊은’ 국립공원. 국내에서 자취를 감춘 한국(아무르) 표범과 한국(시베리아) 호랑이가 다수 남아 있는 곳이다. 러시아 정부는 1990년대 말 희귀동식물 보호법과 아무르 표범 보호 전략을 잇따라 수립한 뒤 아무르 표범 서식지였던 ‘케트로파야 패드’를 확대해 보호구역으로 지정했다. 러시아 연해주 남서부부터 중국과 북한 접경까지, 서울 면적의 4배(2,620㎢)에 이르는 땅이 야생동물 천국이 되면서 2007년 30마리에 불과했던 표범 개체 수는 현재 57마리까지 늘었다고 한다.

맹수인 표범과 호랑이는 인간에게는 공포의 대상이기도 하다. 때문에 표범의 땅은 개체 복원 못지 않게 인간과 표범의 공생 방안 마련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공원 내 교육 목적으로 조성한 ‘일곱 가지 생태길’과 지역 주민의 생업을 위해 허락한 ‘농업구역’이 대표적이다. 농업구역에서는 농사를 짓는 것은 물론, 농장도 운영할 수 있으나 그 외 지역은 인간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바라노프스카야 원장은 “농업구역에 있는 가축들은 야생동물에게 먹이로 가득 찬 냉장고와 같지만 이들은 공존하고 있다”며 “야생동물이 가축을 해쳐도 충분한 보상 시스템을 갖추고 있어 주민들도 공원의 방침을 받아들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과 러시아의 생태 협력이 진전될 경우 아무르 표범의 대량 복원 가능성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전망했다. 세계적 수준인 우리나라의 유전학 기술로 아무르 표범의 유전적 특성을 정확히 파악할 수 있다면 빠른 시일 안에 대량 복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바라노프스카야 원장은 “이 정도나마 표범 개체가 증가한 것은 러시아 정부의 강한 의지 덕분에 가능했다”며 “후세대가 표범을 더 이상 멸종위기종으로 대하지 않으려면 정부 고위층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표범의 땅은 앞으로 한국범보전기금과 함께 한국인들이 공원을 직접 방문할 수 있는 ‘에코투어리즘’도 추진할 계획이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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