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뻥 뚫린 소셜커머스

입력
2016.05.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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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경찰서가 소셜커머스 업체의 환불제도를 악용해 물건을 빼돌린 윤씨에게서 압수한 물품 일부. 서울 송파경찰서 제공
서울 송파경찰서가 소셜커머스 업체의 환불제도를 악용해 물건을 빼돌린 윤씨에게서 압수한 물품 일부. 서울 송파경찰서 제공

서울 송파경찰서는 소셜커머스 업체가 도입한 환불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물건을 구매한 뒤 돈만 돌려받고 물건은 돌려주지 않는 수법으로 1억5,000만원 상당을 챙긴 혐의(컴퓨터 등 사용 사기)로 윤모(24)씨를 구속했다고 15일 밝혔다.

A업체가 지난해 4월부터 시행하고 있는 환불제는 고객이 반품 신청을 한 뒤 물품 반송장 번호만 알려주면 실제 반품 물건 도착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바로 물건값을 환불해 주는 시스템이다.

별다른 직업이 없던 윤씨는 이 점을 노렸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이 업체에서 231회에 걸쳐 명품 가방, 노트북, 신발 등 1억5,000만원 상당의 물건을 구입했다. 물건이 배송되면 윤씨는 그 즉시 홈페이지 등을 통해 환불 요청을 했다. 환불 요청 과정은 단순했다. 환불 신청을 하고 물건을 돌려보냈다는 증거로 택배 운송장 번호만 입력하면 끝이었다. 윤씨는 임의의 가짜 운송번호만 입력하고 물건은 가로챘지만 업체는 이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물건값을 돌려줬다.

윤씨는 이렇게 가로챈 물품 중 일부를 명품 중고업체 등에 팔았고, 남은 물건은 자신이 거주하는 고시원에 쌓아뒀다. 경찰 조사 결과 윤씨는 서울 전역 고시원을 전전하며 범행을 이어갔다.

경찰 관계자는 “고객 편의를 위해 환불시스템을 간편하게 해 놓은 취지는 좋지만 적어도 반품 송장 번호의 진위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야 이와 유사한 범죄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현빈 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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