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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꽃게가 사라지는 이유는

입력
2016.05.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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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민 “중국어선 단속 못한 탓”

정부 “수온 등 환경 요인이 더 커”

15일 인천 연평도 앞 바다에 중국어선들이 몰려와 조업을 하고 있다. 박태원 연평 어촌계장 제공
15일 인천 연평도 앞 바다에 중국어선들이 몰려와 조업을 하고 있다. 박태원 연평 어촌계장 제공

서해 5도에서 꽃게가 사라지고 있다.

정부당국은 서해 대표 꽃게 산지인 연평어장 등에서 꽃게 어획량이 급감하는 이유로 수온 등 환경 변화를 꼽고 있으나 어민들은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한 정부를 탓하고 있다.

국민안전처와 국립수산과학원 서해수산연구소, 인천시 등에 따르면 서해 꽃게 어획량의 약 52%를 차지하는 인천의 어획량은 2013년 9,984톤에서 2014년 9,499톤, 지난해 6,721톤으로 해마다 줄었다. 올 꽃게 봄어기(4~6월) 첫달인 4월 꽃게 어획량(4월 말 수협 위판량 기준)은 17만1,024㎏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만6,353㎏에 비해 77.7% 급감했다.

꽃게 어획량이 감소하면서 인천 꽃게는 금값이 됐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 수산물가격정보에 따르면 지난해 5월 초 살아있는 암꽃게 경매시세는 대(大) 기준으로 1㎏에 3만7,000원~3만8,000원 선이었으나 올해는 4만2,000원까지 올랐다.

정부당국은 꽃게 어획량 감소의 원인을 환경 탓으로 돌리고 있다. 안전처는 서해 북방한계선(NLL) 주변 수역에서 조업하는 중국 어선 수가 2014년 하루 평균 180척에서 지난해 276척으로 증가했다가 올해 약 216척으로 27% 감소했다며 중국어선보단 환경적 요인이 어획량 감소에 더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서해수산연구소는 올 봄 인천 꽃게 어획량이 전년 대비 1,400~1,900톤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알에서 부화한 꽃게 유생의 낮은 분포밀도, 더디게 오르는 수온 등을 원인으로 제시했다.

반면 어민들은 정부가 중국어선의 불법 조업을 제대로 단속하지 못했고 그 결과 생태계가 파괴되면서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태원 연평 어촌계장은 15일 “오늘 오전 연평도 동북단 용매도에만 중국어선 80여척이 몰려와 조업했다”며 “NLL 주변 수역에서의 단속에 한계가 있는 해경에만 맡길 게 아니라 해군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바다 밑을 다 긁어 3년이면 생태계를 다 파괴해버린다는 중국어선의 무분별한 쌍끌이어업이 벌써 17년째 이어지고 있다”며 “중국어선이 최근 강화도 앞까지 밀고 올라가고 있는 건 이미 연평어장 등의 생태계가 망가졌다는 증거”라고 덧붙였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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