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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LG “상생협력으로 더 많은 혁신 이룬다”

입력
2016.05.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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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훈(왼쪽) 풍원정밀 대표와 LG디스플레이 직원이 곡면 OLED에 들어가는 ‘금속박’을 점검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유명훈(왼쪽) 풍원정밀 대표와 LG디스플레이 직원이 곡면 OLED에 들어가는 ‘금속박’을 점검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경기 안산시의 풍원정밀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의 후면 부품을 생산해 LG디스플레이에 납품하는 협력업체다. OLED는 자체 발광하는 유기물로 이뤄져 수분과 열에 취약하기 때문에 산소와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한 박면이 필요한데, 곡면 OLED TV의 경우 박면도 휘어져야 한다. 풍원정밀이 생산하는 부품이 바로 휘어지는 박면인 ‘금속박’이다. 풍원정밀의 금속박은 일본에서 수입하던 유리 소재 부품에 비해 가볍고 얇아 곡면 TV 부품으로 적합했지만, 생산단가가 높은 것이 결정적인 약점이었다. 높은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가격경쟁력에서 뒤지면서 사업 지속 여부마저 불투명해졌다. 이때 도움의 손길을 내민 것이 LG디스플레이다.

2013년 9월 풍원정밀에는 LG디스플레이의 사내 기술인력 8명이 파견 나왔다. 이들은 제품 단가를 낮추기 위해 공정 개선ㆍ개발 노하우를 전수했다. LG디스플레이는 개발자금까지 지원했다. 그 결과 풍원정밀은 이듬해 금속박을 저렴하게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법 개발에 성공했다. 2013년 54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224억5,000만원으로 4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LG디스플레이 역시 일본 제품의 수입에 의존하던 유리 소재 부품을 풍원정밀의 금속박으로 대체하면서 2014년 이후 500억원 가량의 비용을 절감했다.

LG디스플레이의 지원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2013년 7월 55인치 곡면 OLED 패널 양산을 앞두고 풍원정밀이 생산하는 부품의 불량률이 높아져 부품 납품에 차질을 빚게 되자, LG디스플레이는 OLED 패널 그룹의 엔지니어들로 혁신팀을 구성해 원인을 분석하도록 했다. 그 결과 레이저 장비 설비에 문제점을 발견했고, 설비를 보완해 불량률을 낮출 수 있었다.

유명훈 풍원정밀 대표는 “직원들이 LG디스플레이와 함께 공정을 개선하고 안정화 되는 것을 직접 확인하면서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LG디스플레이와의 상생활동이 회사에 활력을 불어넣고 건강한 체질로 변하게 한 비타민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이처럼 LG그룹은 협력업체와 함께 상생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LG그룹의 동반성장 철학에는 단순하게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래 성장을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파트너십을 강화해야 한다는 구본무 회장의 강한 의지가 담겨 있다.

LG는 협력업체들의 신기술 개발과 경영 여건 개선 작업을 지원해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2ㆍ3차 협력업체에 대한 대금지급 조건을 개선, 이들 업체들이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지원이다. LG는 친환경에너지, 바이오, 뷰티 등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 분야의 중소기업에 대해 1,050억원을 지원했고, 기술력이 우수한 기업과는 직접 거래 관계를 유지하면서 성장을 돕고 있다. 지난해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LG의 지원을 받은 중소기업은 101곳이며, 해당 기업들은 400억원의 매출 신장과 154명의 고용 창출 성과를 냈다.

또 LG는 충북혁신센터를 통해 국내 최대 규모인 5만2,400건의 특허를 2만여 협력업체에게 개방했다. 풍원정밀처럼 협력회사 150곳에 사내 기술인력 200여명을 파견해 신기술 개발과 불량률 감소 등을 지원하는 ‘생산성 혁신 파트너십’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협력업체에 대한 자금 지원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LG는 충북혁신센터 투자펀드 1,050억원과 상생협력펀드 및 직접 자금지원 등을 통한 7,382억원 등 총 8,432억원의 자금을 협력업체에 지원하고 있다. 2010년 2,500억원 규모로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조성한 LG상생협력펀드는 올해 6,495억원으로 확대됐다. 이를 통해 더 많은 1ㆍ2ㆍ3차 협력업체들이 시중은행보다 낮은 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 LG는 예상 주문물량과 납기 등 하도급거래 관련 정보를 최소 3개월 전에 알려주는 ‘하도급 알리미 시스템’을 구축, 협력업체들의 경영 안정성 확보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 3월1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상생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지난 3월15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 공정거래 협약식’에서 참석자들이 상생 협력을 다짐하고 있다. LG그룹 제공

LG는 국내 기업 중 최대 규모의 ‘상생결제시스템’도 운영중이다. 1차 협력사가 2ㆍ3차 협력사에 어음을 발행할 때 자사가 아닌 대기업 명의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이렇게 하면 2ㆍ3차 협력사는 어음을 할인하더라도 종전보다 낮은 수수료를 지급하고 현금화할 수 있다. 지난해 이 시스템을 통해 2ㆍ3차 협력회사에 결제된 대금 규모는 600억원이었다. LG는 올해 이를 1,000억원까지 확대한다.

이 같은 LG의 상생 활동 성과와 향후 추진 방향을 직접 꼼꼼히 챙기는 것은 구본무 회장이다. 그는 지난해 충북혁신센터와 인근 협력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혁신은 혼자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며 “상생 협력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이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이어 “중소ㆍ벤처기업이 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받아 성장하고 성과도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LG그룹은 지난 3월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정재찬 공정거래위원장과 주요 협력업체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LG 공정거래 협약식’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실트론, LG화학, LG하우시스,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 CNS 등 9개 계열사는 977개의 협력사와 공정거래 협약을 체결하고 상생 경영을 다짐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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