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츠버그 강정호/사진=한국스포츠경제 DB
이쯤되면 '공포'다. 피츠버그 강정호(29)가 시카고 컵스와의 경기에서 또 한 번 아찔한 장면을 맞았다.
강정호는 빅리그 데뷔 첫 해였던 지난 시즌 안정된 수비와 뜨거운 방망이를 앞세워 성공적인 안착을 했다. 내셔널리그 신인왕까지 바라보던 강정호의 질주가 멈춘 건 지난 9월 18일 시카고 컵스전에서 당한 부상 때문이다. 당시 상대 주자 크리스 코클란의 슬라이딩에 왼 무릎을 다친 강정호는 126경기 타율 0.287, 15홈런 58타점으로 시즌을 마감 하고 수술대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올해 컵스와의 악연이 또 시작될 조짐이다. 강정호는 15일(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전에서 6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장했다. 2회 첫 번째 타석에서 지난해 사이영상을 받은 선발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에게 볼넷을 골라내 출루한 강정호는 4회초 1사 2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섰다. 하지만 아리에타는 초구에 폭투를 범해 주자를 3루로 보냈고, 2구째 시속 148km의 빠른 볼은 스트라이크 존이 아닌 강정호 쪽으로 날아왔다. 재빨리 몸을 돌린 강정호는 등 윗부분을 맞았지만 위험 천만한 순간이었다.
강정호의 몸에 맞는 볼에 현지 중계에서는 지난해 피츠버그와 시카고 컵스의 와일드 카드 결정전 벤치 클리어링 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다. 당시 아리에타가 피츠버그 토니 왓슨에게 몸에 맞는 볼로 나간 뒤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난 바 있다.
이날 강정호는 1타수 무안타 1볼넷 1몸에 맞는 공으로 경기를 마치며 시즌 타율은 0.250으로 내려갔다. 피츠버그는 2-8로 졌다. 하지만 경기 후에도 양 팀의 '앙금'은 가시지 않았다.
이날 피츠버그 선발로 나선 제프 로크는 '피츠버그 포스트 가제트'와의 인터뷰에서 "아리에타는 제구력이 뛰어난 투수다. 그가 누군가를 맞힌다면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고 꼬집었다. 아리에타는 올해 처음으로 강정호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다. 하지만 컵스의 포수 미겔 몬테로는 "일부러 몸에 맞는 공을 던졌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며 반박했다. 양 팀 사령탑들도 목소리를 높였다. 조 매든 컵스 감독은 "강정호가 불운했을 뿐이다. 아리에타는 당시 제구에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지만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직접 경기 장면을 보고 판단하라"며 날을 세웠다.
한편, 볼티모어 김현수는 지난 8일 오클랜드 전 이후 6경기 만에 9번 타자 좌익수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수의 빅리그 10번째 경기 출장이다. 들쭉날쭉한 경기 출장 일정 속에 경기 감각을 제대로 이어가기 힘든 위치에 놓인 김현수는 이날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면서 시즌 타율이 0.407로 떨어졌다. 김현수가 선발로 나선 경기에서 한 번도 출루를 하지 못한 건 처음이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