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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진짜 더비다… 화끈했던 ‘수원더비’

입력
2016.05.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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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삼성 염기훈(가운데)이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수원더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삼성 염기훈(가운데)이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수원FC와 ‘수원더비’에서 결승골을 터뜨린 뒤 동료들과 환호하고 있다. 수원=연합뉴스

‘수원더비’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수원FC와 수원삼성은 14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K리그 클래식 10라운드 맞대결을 벌였다. 클래식에서 같은 연고를 쓰는 두 팀이 격돌하는 건 처음이라 큰 관심을 모았다. 수원삼성이 산토스(31)와 염기훈(33)의 골로 김병오(27)가 1골을 만회한 수원FC를 2-1로 꺾었다.

이것이 더비다

수원종합운동장에는 1만1,866명이 들어왔다. 지난 3월 19일 수원FC와 성남FC의‘깃발라시코(1만2,825명)에 버금가는 구름 관중이 몰렸다. 경기장에 가득 찬 수원FC 팬들은 열렬히 응원전을 펼쳤다. K리그에서 가장 일사불란하고 열정적인 수원삼성 원정 팬들의 힘도 대단했다. 원정 응원석을 빈틈없이 메운 3,000여 명은 ‘일당백’의 서포팅으로 힘을 불어넣었다. 이천수 JTBC 축구 해설위원은 “응원전만으로도 재미있게 볼 수 있는 경기다”고 말했다.

화끈한 공방전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도 많았다. 경기내용도 일진일퇴 공방전이었다.

역사적인 ‘수원더비’의 첫 골 주인공은 산토스였다. 전반 26분 권창훈(22)에서 김건희(21)로 이어지는 패스를 산토스가 오른발로 마무리하는 과정까지 ‘작품’이었다. 전반 40분에는 K리그판‘신의 손’사건이 터질 뻔했다. 수원FC 수비수 레이어(30)는 왼쪽 코너킥에서 펄쩍 점프를 했지만 공이 머리에 닿지 않자, 왼팔을 쭉 뻗어 공을 골문 안으로 밀어 넣었다.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잉글랜드와 8강전에서 손으로 결승골을 넣었지만 득점으로 인정돼 두고두고 회자되는 아르헨티나 마라도나의‘신의 손’과 비슷한 장면이다. 다행이 주심이 정확히 핸드볼을 가려냈다.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는 수원FC 김병오. 수원=연합뉴스
동점골을 넣은 뒤 세리머니하는 수원FC 김병오. 수원=연합뉴스

오날두와 염긱스

전반에 끌려가던 수원FC는 후반에 힘을 냈다. 후반은 수원FC 김병오의 독무대였다. 후반 3분 오른쪽 코너킥을 직접 오른발 발리슛으로 때려 수원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후반 26분에는 상대 진영을 돌파하다가 두 번이나 볼을 뺏기고도 다시 가로챈 뒤 기어이 왼발 슛으로 그물을 갈랐다. 집념이 만들어낸 투혼의 동점골에 홈 팬들은 열광했다. 10분 뒤 김병오는 또 한 번 상대 왼쪽에서 수비수를 제치고 40m 이상 폭발적인 드리블을 해 역시‘오날두(김병오+호날두)’란 찬사를 받았다. 김병오의 크로스를 오군지미(29)가 발리슛으로 연결했지만 선방에 막히며 수원FC는 땅을 쳤다. 역전 분위기에 들썩들썩하는 수원FC 팬들을 침묵시킨 건 수원삼성 주장 염기훈이었다. 후반 38분 염기훈의 왼발 프리킥이 그대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염긱스’(염기훈+긱스)다운 날카로운 왼발 킥이었다. 수원삼성은 4월 2일 상주상무전(2-1 승) 이후 한 달 반 만에 시즌 2승째를 따냈다.

서울더비도 와라

조덕제(51) 수원FC 감독은“수원더비를 이어가려면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수원FC가 올 시즌 반짝 승격에 그치지 않고 클래식에 오래 잔류해야 더비가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다. 지역더비의 매력에 흠뻑 빠진 팬들은‘서울더비’를 염원하고 있다. 현재 챌린지에 있는 서울이랜드가 클래식으로 올라오면 FC서울과‘서울더비’가 성사된다. 서울E는 현재 5위지만 언제든 상위권으로 올라올 수 있는 저력을 지녔다.‘수원더비’와‘서울더비’그리고 서울E와 수원FC의‘또 다른 슈퍼매치’는 상상만 해도 짜릿하다.

한편 같은 날 FC서울은 성남FC와 난타전 끝에 3-2 승리를 거뒀다. 서울 최용수(46) 감독은 K리그 통산 16번째로 100승(49무 54패) 달성에 성공했다.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는 득점 없이 비겼다. 15일에는 상주 상무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4-2로 제압했다. 인천은 이날도 정규리그 첫 승 달성에 실패했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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