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주도하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이 출범과 동시에 ‘몸집 불리기’에 본격 나선다. 내달 25~26일 첫 연차총회에서 신규 가입이 이뤄질 경우 회원국 수에서 경쟁자 격인 아시아개발은행(ADB)을 넘어설 전망이다.
15일 중국 언론에 따르면 AIIB는 최근 첫 연차총회 일정을 공표한 뒤 “57개 창립회원국의 이사 및 대표들과 함께 AIIB의 국제기구 파트너들도 옵서버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총회의 세부 내용은 언급되지 않았지만, 진리췬(金立群) 총재가 지난달 홍콩에서 신규 회원국 가입 문제를 논의하는 AIIB 이사회의 개최 시기를 6월로 언급한 점에 비춰 AIIB 확대 문제가 집중 협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재까지 AIIB 가입 의사를 밝힌 국가는 30여개에 달하며 이 중에는 미국의 우방인 캐나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AIIB 측은 향후 2~3년 이내에 회원국 수가 100개국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주도로 1966년 설립된 ADB가 31개국에서 시작해 현재 67개국임을 감안하면 회원국 규모 면에선 이르면 연내에 ADB를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주도하는 AIIB의 가입국 확대와 관련,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홍콩과 대만의 가입 문제다. 중국 재정부 부부장 출신인 진리췬 총재는 최근 홍콩에 대해선 금융경쟁력을 언급하며 연내 가입 성사 가능성을 높게 언급했지만, 대만에 대해선 “중국 재정부를 통해 신청서를 제출한 홍콩식 가입 모델을 따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대만은 AIIB 가입을 포기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월 공식 출범한 AIIB는 올해 15억달러(약 1조7,572억원)의 자산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고 앞으로 5년간 40억∼50억달러 규모의 투ㆍ융자 사업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달 초 파키스탄과 타지키스탄의 고속도로, 인도ㆍ방글라데시의 전력망 구축 사업 등을 우선 투자 대상으로 선정했다. 최근에는 유럽부흥개발은행(EBRD)과 중국~중앙아시아~유럽 동남부에 이르는 고속도로망의 일부에 공동투자하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도 체결했다.
한편 한국 정부는 내년 AIIB 연차총회의 한국 유치를 추진 중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앞서 "2017년 AIIB 연차총회 개최가 대외 위상 제고 및 발언권 확대, 우리 기업과 인력 진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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