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美 주류 언론, 트럼프에 무차별 폭로 공세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美 주류 언론, 트럼프에 무차별 폭로 공세

입력
2016.05.15 14:18
0 0
도널드 트럼프가 1980년대 플레이보이 수준의 행동을 했다는 5월11일자 워싱턴포스트 1면 기사.
도널드 트럼프가 1980년대 플레이보이 수준의 행동을 했다는 5월11일자 워싱턴포스트 1면 기사.

공화당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에 대한 미국 주류 언론의 폭로성 비판 기사의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후보 확정 이전에는 거친 언행과 잘못된 공약 등을 지적하는 수준이었으나, 이제는 수십 년 전 과거를 뒤져 여성 편력과 뻔뻔한 거짓말을 폭로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 연인, 부하직원 등의 관계로 알고 지낸 50여명 여성들을 상대로 6주일간 심층 인터뷰를 벌인 결과, 대선 후보 출마 이후 보인 여성 비하적 태도가 오래 전부터 지속됐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애정 관계를 강압하거나, 여성의 외모를 놓고 품평하거나, 여성에게 성희롱에 해당하는 외설적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가 11일자 보도를 통해 공개한 1980년대 여성들에 둘러싸여 있는 트럼프 사진.
워싱턴포스트가 11일자 보도를 통해 공개한 1980년대 여성들에 둘러싸여 있는 트럼프 사진.

모델 출신의 로완 브루어 레인은 26세이던 1990년 트럼프의 플로리다 저택에서 트럼프(당시 44세)의 강요로 비키니 수영복으로 갈아입어야 했다고 황당한 경험담을 NYT에 털어놨다. 트럼프가 다녔던 뉴욕군사학교의 한 동기생은 여학생을 학교로 초대하는 행사가 열리면, 트럼프는 그가 초대할 여학생이 예쁜지에 극도로 민감했다고 회고했다. 97년 유타 주의 미인대표였던 템플 타커트(당시 21세)는 “트럼프가 갑자기 입술에 키스를 한 적이 있다. (두번째 부인인) 말라 메이플스와 결혼 상태였을 때였다”고 주장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91년 ‘피플 매거진’ 취재기자와 트럼프 사이에 오간 14분20초 분량 통화 녹음을 공개했다. 기자가 사생활을 취재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더니, 트럼프가 존 밀러라는 가상의 대변인이라며 자신에 대해 자화자찬하는 내용이다. 이 신문은 “목소리 톤이나 말투로 단번에 트럼프라는 것을 알 수 있다”며 “트럼프가 대변인을 가장해 자기 자랑을 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WP는 나아가 공화당 인사들이 제3후보 내지는 제3당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트럼프 흔들기에 나섰다. WP에 따르면 최근 공화당 일부 인사들이 억만장자 투자자이자 미국 프로농구(NBA) 댈러스 메버릭스의 구단주인 마크 큐반을 찾아가 출마를 권유하면서 제3후보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와 같이 억만장자인 큐반은 아이디어에 투자하는 미국 TV쇼 '샤크탱크' 등에 출연해 인지도가 높다. WP는 2012년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가 특히 대항마 물색에 적극적이며, 트럼프의 최대 비판자 중 한명인 벤 사스(네브래스카) 상원의원과 경선을 중단한 존 케이식 오하이오 주지사 등에 구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언론의 잇따른 폭로에도 트럼프는 특유의 뻔뻔함으로 맞서는 한편, 공화당 내부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트럼프는 ‘가짜 대변인 사칭’과 관련, 워싱턴포스트가 전화 통화에서 해명을 요구하자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어 버리는 수법으로 위기를 모면했다. 워싱턴포스트 취재진이 다시 전화를 걸자, 전화를 받은 트럼프 비서는 “왜 끊긴 것인지는 모르지만, 트럼프는 지금 전화를 받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언론의 맹폭에도 트럼프의 공화당 내 입지는 갈수록 강화되고 있다. 트럼프 대세를 인정한 공화당 주류의 지지선언이 잇따르고, 카지노 거부인 셸던 아델슨으로부터 지지선언과 함께 1억달러의 정치자금 기부를 약속 받았다. 반 트럼프 진영의 ‘제3후보’ 추대도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이 모두 거부하는 바람에 지지부진한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