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이달말 추가 자구안
대규모 적자로 구조조정에 들어간 국내 3대 조선사들이 외국에 세운 종속법인의 부채 규모가 5조4,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자본이 잠식됐거나 부채 비율이 200%를 넘는 재무위험 상태인 해외법인도 둘 중 한 곳 꼴이었다.
15일 재벌닷컴이 대우조선해양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3대 조선사 해외법인 34곳의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들 법인의 총 부채 규모는 5조3,584억원(지난해말 기준)이었다. 이는 2010년보다 28.7%(1조2,000억원)나 증가한 것이다. 3개사 전체 해외법인의 부채 비율도 평균 548.9%로 5년 전(266.1%)의 2배 수준으로 악화했다.
업체별로 보면 대우조선이 2조1,842억원으로 5년 전보다 43.2%나 늘었다. 삼성중공업(1조2,633억원)은 2010년의 3배 가량 증가했고, 현대중공업도 1조9,109억원에 달했다.
3대 조선사 전체 해외법인 중 자본이 잠식됐거나 부채 비율이 200%를 웃도는 곳은 16개로 전체의 47%나 됐다. 현대중공업 베트남법인 부채 비율은 무려 6,250%, 삼성중공업 나이지리아법인은 3,234.3%로 조사됐다. 삼성중공업에선 독일법인 등 2곳이 자본 잠식됐다.
대우조선은 캐나다를 포함한 5곳의 해외법인이 자본 잠식 상태에 빠졌다. 풍력발전설비 회사인 캐나다법인 트렌턴은 자본 잠식으로 지난 3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돌입했다. 트렌턴이 매각돼도 대우조선은 이미 주주권리를 포기했기 때문에 매각 대금을 받지 못한다.
구조조정 수준이 조선 3사 중 가장 클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대우조선은 현재의 자구책보다 강화한 긴축안을 이달 말 내놓기로 했다. 추가 자구안에는 임원진과 조직 축소 개편,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감축, 임금 동결ㆍ삭감, 도크(선박건조시설) 순차적 잠정 폐쇄, 비핵심 자산 매각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립 대우조선 사장은 “올해 해양플랜트와 상선 모두 발주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기존 계획보다 더 혹독한 자구노력 의지를 보여야 정부와 채권단, 국민이 납득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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