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ㆍ김부겸ㆍ김영춘 등 8명
“홍수환도 4전5기로 이긴 강적, 정치서도 극복 못할 벽 없다”
더불어민주당의 ‘4수생’들이 뭉쳤다. 신동근(인천 서을) 당선자는 13일 더민주 당선자 워크숍에서 기자와 만나 “국회의원이나 지방자치단체장 선거에서 최소 3번 이상의 낙선을 경험한 4ㆍ13 총선 당선자들끼리 ‘건강한 정치’를 위한 모임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모임 이름은 파나마 출신 전설의 복싱 선수 헥토르 카라스키야에서 따 온 ‘카라스키야’로 정했다.
이 모임에는 김부겸(대구 수성갑), 김영춘(부산 진갑), 김두관(경기 김포갑), 김영호(서울 서대문을), 박재호(부산 남을), 전재수(부산 북강서갑), 최인호(부산 사하갑) 등 7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전날 광주에서 진행된 더민주 당선자 워크숍 후 숙소에서 모여 모임을 만들기로 뜻을 최종적으로 모았다고 한다. 박재호 당선자는 “비슷한 처지의 당선자들 사이에 이전부터 이런 모임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며 “이야기를 하다 보니 통하는 게 있었고,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모임이 형성됐다”고 말했다. 이날 뒤늦게 합류한 김영춘, 김두관 당선자도 “어렵게 입문한 만큼 국민들의 뜻을 헤아려 같이 정치 잘 해보자는 취지에서 함께 하기로 했다”면서 “경험을 나누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모임 이름을 카라스키야로 정한 이유는 특이하다. 신 당선자는 “선거에서 여러 번 떨어진 뒤 어렵게 들어온 사람들끼리 모이다 보니 카라스키야와 홍수환 선수가 생각났다”고 말했다. 1977년 홍수환 선수는 ‘지옥에서 온 악마’라는 별명의 카라스키야를 4전5기로 꺾고 두 번째 세계 챔피언에 올랐다. 신 당선자는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카라스키야를 이긴 홍 선수처럼 정치 분야에서 극복해야 할 카라스키야를 찾아내 함께 이겨내자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이 모임의 캐치프레이즈는 소신 정치와 계파 정치 청산. 박재호 당선자는 “많은 정치 신인들이 계파 싸움에 휘둘리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지다가도 결국 선배 정치인들의 줄서기에 동화되는 경우가 많다”라며 “많이 떨어져 보고 절실함이 큰 만큼 의정 활동을 허투루 하지 말자고 뜻을 같이했다”고 말했다.
이들은 20대 국회가 개원(30일)하면 뜻을 같이하는 낙선 경험자들을 더 모을 계획인데 계파 정치에 대한 혐오는 여야 공통 현상인 만큼 다른 당 의원들에게도 문을 열어 볼 생각이다.
광주=정민승 기자 msj@hanko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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