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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관련 규제 없는 어린이집.. 부모들 “스승의 날 어떡해” 골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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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 관련 규제 없는 어린이집.. 부모들 “스승의 날 어떡해” 골머리

입력
2016.05.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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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3월부터 아들(2)을 어린이집에 보내고 있는 워킹맘 정모(32)씨는 몇 주전부터 스승의 날 선물을 고민하느라 골머리를 앓았다. 난생처음 학부모로 맞이하는 스승의 날이라 얼마짜리 선물을 골라야할지 막막했기 때문. 무난하다 싶은 6,000원짜리 핸드크림을 구입했지만, “여름에 누가 핸드크림을 바르냐”는 친구의 말과 “최소 1만~3만원짜리는 사야 한다”는 회사 동료의 면박을 듣고 맘을 바꿨다. 결국 정씨는 한 해외 명품브랜드의 3만원 짜리 립스틱을 준비했다. 담임교사 것만 준비하기 민망해 원장 선생님과 옆 반 선생님 것까지 3개를 구입했다.

정씨는 “선물을 안 주면 혹시 우리 아이에 대한 애정이 식을까 하는 막연한 불안감 때문에 선물을 준비했지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며 “학교는 선물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해 ‘차라리 초등학교에 빨리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어린이집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모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초중고는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선물 근절을 위해 휴교를 하며 자정노력을 해왔고, 교육부가 특별감독을 하는 등 ‘촌지 금지령’을 내리면서 선물을 주지 않는 분위기가 정착됐다. 반면 선물과 관련된 당국의 명확한 지침이 없는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원 등은 사정이 딴판이다. 엄마들 사이에서는 스승의 날이 ‘초중고는 선생님이 스트레스 받는 날, 어린이집은 부모들이 스트레스 받는 날’이라는 말이 돌 정도다. 초중고 교사는 선물을 거절하느라 고역이고, 어린이집 학부모들은 선물 사느라 진땀을 뺀다는 것이다. 초등학생 아들(8)을 둔 워킹맘 박모(41ㆍ서울 동작구 상도동)씨는 “어린이집과 학원은 아직도 선물을 받는 분위기지만, 학교는 선물을 완전히 금지해 아무 준비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일부 어린이집은 초중고교처럼 부모의 부담을 우려해 ‘선물 거절’ 가정통신문을 보내기도 한다. 딸(5)을 충북의 한 어린이집에 보내는 주부 조모(31)씨는 어린이집으로부터 “모든 물질적 선물을 사양하며, 보내더라도 돌려보낸다”는 가정통신문을 받고 선물을 생략했다. 하지만 아직 이런 어린이집은 매우 드물다. 한국민간어린이집연합회 관계자는 “사전에 가정통신문을 보내는 곳이 많지는 않다”고 말했다.

어린이집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돼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선물 자제를 안내하는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밝혔다.

남보라 기자 rarar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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