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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은영 전 회장 위법성과 부도덕성 함께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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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최은영 전 회장 위법성과 부도덕성 함께 드러냈다

입력
2016.05.1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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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현 유수홀딩스 회장)과 두 딸이 한진해운 주식 매각에 앞서 경영 악화와 주가하락을 예고하는 내부보고에 부당하게 접한 정황이 확인됐다. 최 전 회장 측이 자율협약 신청계획에 대해 몰랐다고 발뺌하고, 한진해운 측이 최 전 회장의 주식매각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한 것이 모두 터무니없는 거짓으로 드러난 셈이다. 주식시장의 대표적 불법행위인 내부거래를 자행한 불법성과 함께 난파선에서 선장이 혼자 살겠다고 뛰어내린 부도덕성에 대한 사회적 비난이 고조될 수밖에 없다.

보도에 따르면 검찰은 최 회장의 사무실 등 6~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통해 최 전 회장을 비롯한 한진해운 오너 일가 등 대주주의 주식 변동 사항 등을 점검하고 매수ㆍ매도 시점을 조언하는 내부 주식관리 부서 관계자들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얻은 단서를 포착했다. 이 내부 부서에는 이사급 직원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금융위원회 조사에서 최 전 회장이 주식을 팔기 직전 한진해운 회계감사 등을 담당하는 외부 컨설턴트와 통화한 흔적도 확인됐다. 이 컨설턴트는 한진해운의 경영실태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최 전 회장은 한진해운이 수조 원의 빚을 지도록 한 데 대해 막중한 책임이 있는 인물이다. 숨진 남편 조수호 씨의 뒤를 이어 한진해운 경영을 7년 동안 맡았으나 잔뜩 빚만 지운 채 회사를 떠났다. 그는 경영권을 시숙인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에게 넘기기 직전 2년 동안 97억 원에 이르는 연봉과 퇴직금을 이미 챙겼다. 회사는 빚더미에 올라 있었지만 부실경영 책임을 지기는커녕 돈 잔치를 즐겼다고 볼 수 있다.

더욱이 그는 한진해운 알짜배기 계열사를 따로 떼어 유수홀딩스라는 자신의 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는 영업자회사를 통한 건물관리나 한진그룹과의 거래 등으로 연간 500억 원에 이르는 이익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그 결과 최 회장 일가의 재산은 2,000억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한진해운 회생에 돈을 보태기는커녕 오히려 내부정보를 빼내 몇 푼 되지 않는 손실을 회피하기에 급급했다.

수익은 제 주머니로, 손실은 사회에 떠안기는 불량 기업인의 전형적 수법이다. 한진해운의 부실을 털어내자면 국책은행의 돈, 곧 국민세금이 투입되고 부실경영 피해는 회사를 믿고 일한 근로자들에게 돌아간다. 이런 기업주 때문에 건전한 기업까지 욕을 먹고, 우리 사회에 반기업 정서가 수그러들지 않는다. 최 회장 일가의 부정비리 의혹을 철저히 밝혀 엄벌에 처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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