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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싫어요” 이화동 벽화 지운 주민들 입건

입력
2016.05.13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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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종로구 이화동벽화마을의 계단 그림‘잉어’. 주민 제공
서울 종로구 이화동벽화마을의 계단 그림‘잉어’. 주민 제공

서울의 유명 관광코스인 이화동 벽화를 훼손한 주민들이 경찰에 입건됐다.

서울 혜화경찰서는 이화동 벽화마을 계단에 그려진 벽화 ‘해바라기’ 와 ‘잉어’를 페인트를 이용해 지운 혐의(재물손괴)로 박모(55)씨 등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 3명은 지난달 15일 오후 8시쯤 4,000여만원 상당의 계단 그림 해바라기를 회색 페인트로 덧칠해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후 권모(45)씨 등 2명도 같은 달 24일 0시10분쯤 다른 계단에 그려진 1,000만원 상당의 잉어 그림을 페인트로 덮었다.

조사 결과 이화동 주민인 김씨 등은 벽화로 마을이 유명세를 타면서 밤 늦게까지 소음과 낙서, 쓰레기 등의 문제를 일으킨 관광객들로 인해 관할 종로구청과 문화체육관광부 등에 수차례 민원을 냈으나 해결되지 않자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종로구청 등은 주민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정숙관광 캠페인’을 진행하고 간담회와 워크숍을 열었지만 주민간 의견차이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상태다.

낙후된 산동네였던 이화마을은 2006년 문체부와 서울시가 생활환경 개선을 목표로 진행한 ‘낙산공공미술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두면서 일약 관광명소가 됐다. 당시 미술 전문가 68명이 참여해 이화동 9번지 일대에 70여개의 작품을 그렸다. 훼손된 해바라기와 잉어는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대표작이다.

신혜정 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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