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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ㆍ박찬구 형제 또 갈등… 금호석화, 금호터미널 매각 중단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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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삼구ㆍ박찬구 형제 또 갈등… 금호석화, 금호터미널 매각 중단 요구

입력
2016.05.13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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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아시아나 “법적 문제 없어”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금호석유화학그룹이 금호터미널과 금호기업의 합병 중단을 공식 요구했다. ‘형제의 난’ 이후 갈라선 박삼구(71)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동생인 박찬구(68)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갈등이 기업 합병 건으로 다시 증폭되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금호석유화학은 최근 김성채 대표이사 사장 명의로 금호터미널에 금호기업과의 합병 중단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금호석화는 합병이 업무상 배임에 해당된다고 주장하며 강행할 경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양측의 갈등은 아시아나항공이 자회사인 금호터미널의 지분(100%)을 금호기업에 2,700억원을 받고 매각하면서 불거졌다. 아시아나항공은 “금호터미널 매각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선제적인 구조조정 차원”이라고 설명했지만 금호석화는 “우량회사인 금호터미널을 금호기업에 헐값으로 매각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의 기업 및 주주 가치를 훼손한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아시아나항공 지분 12.6%를 보유한 2대 주주인 금호석화는 금호터미널의 적정 가치를 5,000억원 수준으로 보고 있다.

금호석화 관계자는 “금호기업은 박삼구 회장이 금호산업을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회사로, 3,470억원에 달하는 차입금을 갖고 있는데 이번 합병으로 금호터미널의 현금성 자산과 영업이익이 모두 차입금 상환에 쓰일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는 업무상 배임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금호터미널 지분을 매각한 아시아나항공과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이번 지분매각 및 합병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측은 “금호터미널 주주도 아닌 금호석화가 합병 중단 요구를 하는 것은 딴지 걸기와 흠집 내기 등 정상적 기업 경영 활동을 방해하려는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맞섰다.

박삼구 회장과 박찬구 회장은 2009년 경영권 분쟁 이후 잇따른 소송을 진행하며 갈등을 겪은 뒤 지난해 1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유화학그룹으로 완전히 갈라섰다. 박삼구 회장이 지난해 말 금호산업 인수를 마무리하며 “형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 내가 먼저 다가가겠다”고 말해 화해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갈등은 이어졌다. 금호석화는 지난 3월 열린 아시아나항공 주주총회에 대리인을 보내 경영 상태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고, 경영 책임을 이유로 서재환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에도 반대했다. 한준규 기자 manbo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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