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의 권한대행에 나선 미셰우 테메르 브라질 부통령이 방송기자를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착각하는 촌극이 빚어졌다.
12일(현지시간) 라 나시온 등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테메르 부통령은 이날 권한대행을 맡기 직전 아르헨티나의 라디오 방송 엘 문도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방송기자를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으로 혼동했다. 테메르 부통령이 이 인터뷰를 이웃나라인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축하 전화로 오해, 기자와 동문서답을 주고 받은 것이다.
호르헤 가르시아 기자가 “어떻게 지내시냐”며 인사를 건네자 테메르 부통령은 “대통령이 어떠냐고요. 매우 좋습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기자가 “축하드립니다”라고 말하자 테메르는 “고맙습니다 (마크리) 대통령님. 초대해주신다면 조만간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뵙길 원합니다”라며 기자를 아르헨티나 마크리 대통령으로 착각했다.
가르시아 기자가 브라질이 처한 정국 혼란에 대해 질문하자 테메르 부통령은 “평온함을 느낀다. 현 상황을 우려하고 있지만 대단한 열정으로 맞설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기자가 언제 대국민 연설 및 내각 구성 시기를 묻는 질문에는 “이미 내각 인선은 마무리했고 오후 3시나 4시께 발표할 것”이라고 구체적으로 말하기도 했다.
가르시아 기자는 전화 인터뷰 도중 테메르 부통령이 착각하고 있음을 눈치챘지만 통화가 끝날 때까지 자신이 마크리 대통령이 아니라고 명확히 밝히지 않은 채 대화를 이어갔다.
테메르 부통령은 11일 브라질 상원의 탄핵심판 개시 결정으로 호세프 대통령의 직무가 정지되자 이날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았다. 직무정지는 최대 180일간 계속된다. 테메르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침체한 경제를 활성화하고 연금ㆍ노동 개혁과 부패 척결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22명의 각료 명단을 발표했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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