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부터 막걸리까지, 롱런 조짐
바나나맛 식품의 열기가 뜨겁다. 파이류부터 막걸리까지 종류도 다양하게 출시되면서 인기가 높다. 바나나는 소비자들에게 딱히 새로울 것은 없는 제품이지만 새삼스럽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제조업체의 개발ㆍ마케팅 담당자들은 바나나의 부드럽고 달콤한 맛이 과자 등과 잘 어울리고 친숙하다는 점을 인기 요인으로 꼽는다.
최근 다시 바나나맛 바람을 몰고 온 것은 파이류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지난 3월 7일 '초코파이 정(情) 바나나'를 출시했다. 1974년 초코파이가 나온 이후 42년 만에 처음으로 내놓은 자매 제품이다.
바나나맛 초코파이는 품귀현상을 빚을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3∼4월 누적 매출은 90억원을 기록했다. 오리온은 부족한 물량을 맞추기 위해 생산라인을 늘리고 24시간 생산체제에 돌입했다.
비슷한 시기에 나온 롯데제과의 ‘몽쉘 초코&바나나’도 인기다. 이 제품은 3월 10일 출시 이후 지난 10일까지 매출이 120억원에 달했다. 롯데제과 역시 ‘몽쉘 초코&바나나’의 생산량을 월 100억원 규모로 늘렸다. 앞서 ‘말랑카우 바나나’, ‘칸초 바나나’ 등을 선보인 롯데는 최근 ‘카스타드 바나나’도 출시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1974년 출시된 장수제품이지만 바나나맛 열풍에 올해 들어 4월까지 매출이 작년보다 22% 증가했다. 바나나맛 우유는 해외에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한국에서만 특히 인기를 끄는 제품이다. 이 때문에 한류 열풍 등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중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그 외 컵케이크로 유명한 디저트 전문점 매그놀리아가 초코바나나 푸딩을 출시하는 등 외식업계에서도 바나나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주류업계에서도 바나나가 인기다.
국순당은 지난달 초 바나나 퓨레와 바나나 향을 첨가해 만든 술 '쌀바나나'를 출시했다. ‘바나나 막걸리’로 알려진 이 제품은 출시 3주 만에 100만병 판매를 돌파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업계에 유행의 주기가 짧아지고 있는 만큼 바나나맛 열풍도 점차 식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바나나라는 소재 자체에 보편성이 있는 만큼 제품에 따라 좋은 평가를 받을 경우 ‘롱런’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도 맞서고 있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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