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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자해지? 금융위 표지석 인수 주인 누군가 했더니..

입력
2016.05.1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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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석 세운 김석동 전 위원장이 인수키로

프레스센터 이전 때 본인이 세워…결자해지 차원에서 인수키로

금융위원회 청사 이전을 앞두고 폐기처분 위기에 놓였던 금융위원회 표지석의 새 주인이 이를 만든 당사자인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으로 확인됐다. (관련기사)

13일 금융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은 지난 3일 표지석 인수 신청서를 냈다. 금융위는 4월27일부터 5월3일까지 표지석 무상 인수 신청을 받았는데 인수 의향을 밝힌 사람은 김 전 위원장뿐이었다.

금융위는 그간 표지석 양도를 위한 행정절차가 마무리된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유일한 신청자가 누구인지 공개하지 않았었다.

김 전 위원장은 자신이 금융위를 이끌던 2012년 공들여 설치한 표지석이 폐기될 처지에 놓였다는 소식을 듣고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인수 신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무실 이전을 앞둔 금융위는 애초 국가기록원에 표지석을 넘기겠다는 뜻을 전했지만 ‘기록물로서의 가치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인수 희망자가 없으면 별도 비용을 들여 표지석을 깨뜨려 폐기할 계획이었다.

금융위는 2012년 여의도 금융감독원 건물에서 광화문 프레스센터로 이사하면서 ‘광화문 시대’를 여는 상징물로 이 표지석을 만들어 설치했다. 서예가 학정(鶴亭) 이돈흥 선생이 글을 썼고, 거암(巨巖) 서만석 선생이 전남 장흥에서 구해온 돌에 글을 새겼다. 제작ㆍ설치비로 1,300여만원이 들었다. 표지석 귀퉁이에는 비석을 세운 김 전 위원장의 이름도 새겨져 있다.

금융위는 최근 민간위원이 포함된 기록물심의위원회를 열고 김 전 위원장에게 표지석을 넘기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위원장은 조만간 표지석을 인수해 갈 것으로 보인다. 무상 양도지만 수백만원에 달하는 이전 비용은 김 전 위원장이 모두 부담해야 한다. 그는 2011~2013년 금융위원장을 지낸 뒤 지금은 법무법인 지평의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

금융위는 범정부 차원의 청사 공간 재배치 계획에 따라 오는 21일 프레스센터 사무실을 비우고 정부서울청사로 이사한다. 정부서울청사는 행정자치부, 통일부, 여성가족부 등 여러 부처가 함께 사용하는 건물이어서 개별 부처가 표지석을 따로 설치할 수 없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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