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 알파고
흑 이세돌
<장면 6> 이세돌은 4국이 끝난 후 동료기사들과 함께 최종국에 대비해 ‘①단단하게 두자 ②초반에 급전을 피하고 차분하게 반면을 운영하자’는 내용의 필승 전략을 구상했다고 한다. 5국 초반까지만 해도 이 같은 이세돌의 전략이 잘 맞아떨어지는 듯했다. 우상귀와 우하귀에서 착실하게 실리를 챙겨서 일찌감치 집으로 앞섰다.
이제 상변 백 세력만 적당히 삭감하면 흑이 계속 우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세돌이 먼저 1로 어깨 짚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삭감의 급소로 그 동안 알파고가 즐겨 사용했던 수법이기도 하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조금 과했다. 지금은 흑이 나쁘지 않은 형세이므로 <참고1도>처럼 가볍게 삭감하는 정도로 충분했다.
물론 1에 대해 백이 <참고2도> 1로 고분고분 받아주면 좋지만 백이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므로 알파고가 당연히 2로 모자 씌워 역습을 시작했다. 그러자 이세돌도 3으로 변쪽을 막아서 아예 안에서 크게 터를 잡고 살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후 4부터 10까지 진행됐을 때 이세돌에게서 처음으로 이상한 수가 나왔다. 11로는 무조건 12자리로 밀고 나갔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세돌은 그랬다가 백에게 안형의 급소(11의 곳)를 치중 당하면 흑돌 전체의 사활이 불안하다고 생각한 모양이지만 지나친 걱정이었다. 반대로 백이 12로 두점 머리를 두드리는 형태가 되자 중앙이 갑자기 하얗게 변했다.
박영철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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