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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와 인공위성 사진으로 마야 도시 찾은 캐나다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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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어스와 인공위성 사진으로 마야 도시 찾은 캐나다 소년

입력
2016.05.1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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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가두리. 페이스북 캡처
윌리엄 가두리. 페이스북 캡처

캐나다의 한 고등학생이 구글어스(구글의 지도 프로그램) 이미지와 인공위성 촬영사진을 활용해 멕시코 정글 속에 잠들어있던 고대 마야 도시 유적으로 추정되는 형체를 찾아냈다. 미국 CBS방송 등 외신들은 10일(현지시간) 학자들도 풀지 못했던 마야 문명 비밀의 열쇠에 근접한 캐나다 퀘벡 주 졸리엣 ‘아카데미 앙트완-망소’ 고등학교 10학년에 재학중인 윌리엄 가두리(15)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가두리는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마야 달력 예언 이야기를 듣고 2012년부터 마야 문명에 빠졌다. 그는 ‘왜 마야 문명은 강에서 멀리 떨어진 데다 접근하기도 어려운 산속에 도시를 건설했을까’란 의문을 갖게 됐다. 소년은 도시 위치가 마야인들이 숭배했던 별자리를 따라 세워졌다는 가설을 세우고 연구를 시작했다.

가두리는 가설을 검증하기 위해 구글어스를 사용했다. 가두리는 마야 문명이 남긴 고대 서적 ‘마드리드 코덱스’에서 22개 별자리 지도를 찾아 구글 어스 속 중앙아메리카 지역과 겹쳐봤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지금까지 발견된 멕시코와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에 흩어져 있는 마야의 도시 117곳의 위치가 별자리 배열과 정확히 맞아 떨어진 것이다. 밝게 빛나는 별이 위치한 지점엔 더 큰 도시가 있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가두리는 23번째 별자리엔 3개의 별이 있지만, 발견된 도시는 두 개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 그의 가설에 따르면 멕시코와 벨리즈 국경지대에 발견되지 않은 고대 마야 도시가 잠들어 있다. 하지만 정글지대라 구글이 제공하는 이미지만으로는 더 이상 연구를 진행할 수 없었다.

가설을 검증할 기회는 2014년 찾아왔다. 마야 도시를 둘러싼 자신의 연구 자료로 학교 과학대회에서 수상한 가두리는 캐나다 우주국(CSA) 주최 과학 콘퍼런스에 참석하면서 그곳 관계자들과 인연을 맺었다. 그의 가설이 설득력 있다고 판단한 CSA는 가두리에게 의문의 별자리 위치를 담은 미 항공우주국 고해상도 위성사진을 제공했다. 원격탐사 전문가인 아만드 라로크와 협업으로 위성사진을 좁혀가던 가두리는 결국 마야 도시 흔적을 발견해낼 수 있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위성사진 속 사각형 자리는 마야 문명의 86m 높이 피라미드와 30개 구조물을 품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가두리는 이곳에 ‘불의 입’(Mouth of Fire)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가두리는 “3년간의 연구가 최고점에 달한 순간”이라며 고고학자들의 발굴이 시작된다면 참여하기를 희망했다.

하지만 그의 연구 내용에 관련 학자들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미 텍사스 대학에서 고고학을 연구하는 데이비드 스튜어트 박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사진 속 사각지대는 옥수수밭일 가능성이 크다”면서 “마야인은 별자리를 따라 도시를 설계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과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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