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61. 네 살 혼종견 코기
‘가족이 되어주세요’코너를 통해 그동안 60여마리의 견공(犬公)에 이어 묘공(描公)이 소개 되었습니다. 이 가운데 새 가족을 찾은 개, 고양이들도 여럿인데요. 어떤 동물들이 입양이 됐는지, 또 새 가정에서 어떻게 살고 있는지 궁금해하시는 독자들을 위해 이번 주 ‘가족이 되어주세요’에서는 ‘가족을 찾았어요’제3탄으로 아파트에 이사 간다고 버려졌지만 새 가족을 찾은 ‘코기’를 소개합니다.
아파트에 이사 간다고 버려졌던 코기(4세·수컷)를 기억하시나요. 코기는 혼종견이라는 이유로 집 밖에서, 다른 두 마리는 푸들이라는 품종견이라 실내에서 생활하다 결국 아파트로 가면서 버려진 사연(▶기사보기: 3년이나 함께 살았는데… 아파트로 간다고 버려진 개)이 알려지면서 많은 이들이 안타까워했는데요. 지난 2월부터 ‘실내견’으로 거듭나 살아가고 있는 코기 소식을 전합니다.

“너무 조용하고 착한데 가끔 악몽을 꿀 때만 짖어요. 옆에서 괜찮다 토닥여 주고 잡아주면 안심을 합니다.”
코기를 새 가족으로 맞은 공수빈(28)씨는 여동생과 함께 살면서 “개를 키우면 어떨까”막연한 마음이 들었다고 합니다. 평소 자주 다니던 이태원에서 유기 동물의 가족을 찾아주는 행사를 본 게 우연히 떠올랐고, 행사에 참여해보기로 마음을 먹었는데요.
평소 얌전하고 다소 무뚝뚝(?)한 코기가 먼저 공씨에게 다가와 안겼고, 코기의 모습이 마음에 떠나지 않았던 남매는 코기를 데려오게 되었습니다.
공씨는 “처음에 코기를 데려와 이불을 깔아주니 그냥 드러눕더라. 잠시 거쳐가는 집으로 생각했는지 의지가 없어 보였다”며 “2,3일간 함께 지내고 산책도 함께 다니고 하면서 점점 가족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코기는 주인에게 버림받은 후 실내 보호소에서 생활을 해왔지만 집에서 함께 사는 건 역시 생소했나 봅니다. 처음에는 4일까지도 볼일을 보지 못했고, 외출을 해도 배변을 참았다고 해요. 이제는 나가서 산책하는 것도 좋아하고, 볼일도 잘 보고, 꼬리도 마구 흔드는 애교쟁이로 거듭났다고 합니다.
코기를 입양하기 위해 공씨는 입양 동기, 가족 동의, 주거 형태 등의 자료를 모두 내고 면접을 보는 절차도 거쳤다고 해요.

이제 그의 메신저와 사회관계형서비스(SNS)에는 코기 사진으로 가득합니다. “예전에는 집에 꼭 있어야 할 이유도 빨리 들어올 이유도 없었지만 이제 기다리는 가족이 있기 때문에 귀가 시간도 빨라졌어요. 앞으로 더 많은 시간을 코기와 즐겁게 함께 하고 싶습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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