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미국 대선이 유례없는 추문 폭로와 흑색 선전이 난무하는 형태로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 모두 역대 최고로 인기 없는 후보인데다가, 두 후보 모두 굴곡진 삶 때문에 일반인은 상상하기 힘든 비리와 얼룩진 사생활이 숨어있기 때문이다.
11일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대선 본선이 사상 개막되면서 트럼프와 클린턴의 복잡한 사생활과 추문에 대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트럼프는 플레이보이였다’라는 기사에서 1980~90년대 트럼프가 3류 대중매체에 나와 여자 모델에 외모에 등급을 매기고, 성적 농담을 서슴지 않았던 과거를 집중 조명했다. 신문에 따르면 1997년 영국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했을 때 트럼프는 “그녀를 꼬실 수 있었다”고 말할 정도였다.
트럼프의 세 번째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46)의 숨겨진 가족사도 흑색선전 대상 후보로 주목 받고 있다. 미국 여성잡지 ‘GQ’는 슬로베니아 태생인 멜라니아의 생부 빅토르 크나브스가 혼외 상태에서 멜라니아의 이복 오빠를 낳았다고 폭로했다. 이 잡지는 사위(도널드 트럼프ㆍ69)보다 불과 5살 많은 크나브스는 외모도 비슷할 뿐만 아니라 트럼프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개발업자이자 복잡한 여성 편력 경력을 갖고 있다.
재임 중 르윈스키 스캔들로 탄핵위기까지 몰렸던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을 남편으로 둔 힐러리 클린턴의 사생활에 대해서도 소문이 끊이질 않고 있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트럼프 진영에서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재료는 클린턴 부부의 외동딸 첼시 클린턴의 출생의혹일 것”이라고 말했다.
첼시 클린턴 출생의혹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친딸이 아니라 힐러리가 외도로 낳은 혼외 자식이라는 내용이다. 관련 의혹을 조금씩 흘리고 있는 반 클린턴 진영에서는 생부로 클린턴 행정부에서 법무차관을 지낸 로즈 웹스터 허벨을 지목하고 있다. 웹스터 허벨은 힐러리가 로즈 법률사무소에서 함께 일했던 동료 중 한 명이다.
클린턴 부부의 재산형성 과정도 휘발성 높은 소재다. 실제로 트럼프는 “힐러리가 ‘서민 대통령’을 자처하지만 억대 강연료를 받고 골드만삭스 등 월가 금융기관을 옹호한 사람”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트럼프 진영은 또 재산형성과 관련한 클린턴의 최대 약점을 일련의 ‘골드만삭스 연설’로 보고 연설 녹음이나 녹취록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클린턴은 국무장관을 마친 직후인 2013년 3차례 골드만삭스에서 연설하고 매번 22만5,000달러(2억6,000만원), 총 67만5,000달러(7억9,000만원)를 받았다.
미국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미국 서민의 지탄을 받는 월가에 매우 애정이 담긴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클린턴 진영은 ‘서민 대통령’ 이미지에 치명타를 안길 연설문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
재산 문제와 관련, 트럼프도 안심할 처지가 못 된다. 납세 내역 공개를 거부해 빈축을 사고 있다. 트럼프는 전날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11월 대선이 치러지기 전에 납세내역을 공개할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는 역대 대선에서 모든 후보가 납세 내역을 공개했던 불문율을 깨겠다는 것이어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클린턴 진영과 워싱턴포스트 등은 ▦재산 규모가 알려진 것보다 많지 않거나 ▦해외로 재산을 빼돌린 사실을 은폐하기 위해 납세 내역 공개를 미루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나섰다. 워싱턴=조철환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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